삼한습유 ()

고전산문
작품
1814년(순조 14)에, 김소행이 지은 한문 장편 소설.
이칭
이칭
삼한의열녀전, 의열녀전, 향랑전
작품/문학
창작 연도
1814년
작가
김소행
원작자
김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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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삼한습유(三韓拾遺)」는 1814년에 김소행이 지은 한문 장편 소설이다. 열녀 향랑의 설화를 소재로 허구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소설화한 것이다. 주인공이 인간계와 천계와 마계를 넘나들며 허구적 서사가 전개되는 판타지 소설이다.

정의
1814년(순조 14)에, 김소행이 지은 한문 장편 소설.
작가

김소행(金紹行)은 본관이 안동이고 자는 평중(平仲)이며 호는 죽계(竹溪)이다. 병자호란 때 척화를 주장했던 김상헌의 5대손이다. 증조부 김수징(金壽徵, 16361706)은 서출이어서 김소행도 서출로 살았다. 1765년에 김식겸(金軾謙)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1859년 9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여든 살 때 장수했다는 명목으로 첨지중추부사에 제수되었다. 현재의 충주시 산척면 광동마을에 거주하였고, 연천(淵泉) 홍석주(洪奭周, 17741842), 대산(臺山) 김매순(金邁淳, 1776~1840) 등 19세기 당대 최고의 고문가들과 교유하며 그들로부터 뛰어난 문장가로 인정받았으나, 그의 생애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별로 없다.

이본사항

「삼한습유(三韓拾遺)」는 7종의 한문 필사본이 전해지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일반도서관, 서울대학교 가람문고, 서울대학교 일사문고,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한국학중앙연구원 하성문고,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표제는 ‘삼한습유’, ‘삼한열녀전’, ‘의열녀전’으로 되어 있으며, 속 제목은 ‘향랑전(香娘傳)’으로 되어 있는 것도 있다. 내용은 조선 숙종조에 경상북도 선산 지방에서 발생한 향랑이라는 여성의 원사사건(寃死事件)을 소설화한 것이다.

줄거리

신라의 한 양가에서 태어난 향랑(香娘)은 천상의 패향옥녀(佩香玉女)의 화신이다. 향랑은 장성하여 재주 있고 가난한 효렴(孝廉)에게 시집가려 하나,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못난 남편에게 시집을 가서 모진 구박을 받고 쫓겨난다. 친정으로 돌아와 부모를 잃고 다시 외숙모의 권유로 마지못해 재혼을 약속하였으나, 그녀는 혼인날 ‘산유화(山有花)’ 1곡을 지어 동녀들에게 전승하게 하고는 연못에 투신자살하고 만다.

한편, 향랑의 죽은 영혼은 처음 사랑하던 효렴을 찾아가 전세의 인연을 말하고 현세에서 다시 부부가 되기를 맹세한다. 향랑은 그뒤 천상의 후토부인(后土夫人)을 찾아가 상제에게 청하여 인간에 재가(再嫁)시켜 주기를 간청한다. 이에 향랑의 환생 재가에 대한 천상 회의가 열리자, 상제는 여러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공자의 요청에 따라 환생 재가를 허락한다. 그 뒤 향랑은 효렴의 이웃집 여인의 태를 빌려 환생하여 첫사랑의 뜻을 이루게 된다. 뜻밖에 마군(魔軍)이 혼사를 방해하지만 천병(天兵)이 마군을 격퇴시킨다.

김유신(金庾信)이 다시 향랑의 혼사를 맡아 준비하고 있을 무렵, 또다시 고구려와 백제가 신라를 침범하지만 이를 격퇴시킨다. 마침내 후토부인과 김유신에 의해 향랑과 효렴이 소원하던 첫사랑을 이룬다. 그 뒤 백제와 고구려가 다시 침범해해 왔으나 그때마다 향랑이 신비한 계교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드디어 삼국 통일의 위업을 완수한다. 만년에 향랑과 효렴 부부는 가야산(伽倻山)에 들어가 해로하다가 하늘로 올라간다.

특징

김소행은 이 작품에서 연의(演義)적 구성과 패러디로 새로운 판타지를 구성하였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 소설적 상상력을 섞어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을 ‘연의’라고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상고시대부터 김소행 당대까지의 조선과 중국의 온갖 사건과 인물들을 총망라하고, 여기에 인간계와 천계와 마계를 넘나드는 거대한 판타지 서사의 상상력을 가미하였다. 또한 기존의 것을 가져오되 새롭게 창조하는 것을 ‘패러디’라고 하는데, 작품 속에서 수십 종의 지식과 문헌이 여러 인물들의 논쟁 과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 내었다.

이 작품의 소재가 된 「향랑설화」는 『동국문헌비고』 · 『영남악부(嶺南樂府)』 · 『일선읍지(一善邑誌)』 등에서 찾아 볼 수 있으나, 서울대학교 도서관 가람문고의 『일선의열도(一善義烈圖)』가 가장 자세하다. 전기적 작품으로는 조구상(趙龜祥)의 「향랑전(香娘傳)」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광정(李光庭)의 「임열부향랑전(林烈婦薌娘傳)」, 이안중(李安中)의 「향랑전(香娘傳)」, 이옥(李鈺)의 「상랑전(尙娘傳)」으로 내려오며 다소의 변화를 보인다. 「향랑설화」는 향랑이 연못에 투신 자살하는 것으로 끝난다. 작자는 향랑을 사후의 환생을 통해 효렴과 결합시키고, 시간적으로도 삼국시대로 끌어 올려 역사상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웅장한 스케일의 장편물로 엮어 놓고 있다.

주제면에서 보면, 향랑과 효렴이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환생과 천상 생활을 통해 재결합함으로써 사랑의 위대한 권능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구성면에서 보면, 천병과 마군의 대전, 백제 · 고구려군의 신라 침략 전쟁을 통해, 향랑이 혼사 문제를 뒤로 하고 삼국 통일의 성업에 크게 기여하도록 구성하고 있다.

사상적으로도 향랑이 상제의 명에 의해 환생하게 되었다는 것을 효렴에게 알리는 장면에서 불교적 윤회 사상이 나타나고 있다. 향랑의 환생 재가에 대한 천상 회의에서는 재가가 음(淫)이 아니고 예(禮)에 합당하다는 공자의 판정이 받아들여진 것을 볼 때, 유가 사상도 따르고 있다. 환생 재가를 돕는 후토부인 · 옥황상제 등 수많은 선계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보면 도선 사상(道仙思想)이 지배하고 있어, 유불선(儒佛仙) 삼교 사상을 혼융시켜 결구해 놓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도선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말미에 순조대의 홍석주(洪奭周) · 홍현주(洪顯周) · 김매순(金邁淳) 등이 서(序) 또는 발문에서 기문(奇文)이라고 평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이러한 강렬한 애정적 구성과 후반의 군담적 구성의 일치, 향랑의 환생 재가를 통한 애국 정신의 고취 및 유불선 사상의 혼융이 종합되어 내려진 평가라 할 수 있다.

특히, 실사(實事)와 허구, 역사와 비역사를 융합하고 삼국시대의 인물, 중국의 인물, 불교 · 선계의 수다한 가상인물들을 배치하여 대화를 엮어나가고 있어, 치밀하고 기발한 작가의 구성력을 엿볼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삼한습유」(김기동 편, 『필사본고전소설전집』 1, 아세아문화사, 1980)
조혜란 역주, 「삼한습유」(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1996)
최창록 역, 「삼한습유」(태학사, 1998)
이승수·서신혜 역주, 「삼한습유」(박이정, 2003)

단행본

김태준, 『증보조선소설사』(학예사, 1939)
서신혜, 『김소행의 글쓰기 방식과 삼한습유』(박이정, 2004)
조혜란, 『19세기 서얼 지식인의 대안적 글쓰기, 삼한습유』(소명출판사, 2011)

논문

김기동, 「향낭전(삼한습유)의 연구」(『국어국문학』 25, 1962)
조혜란, 「삼한습유연구」(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4)
김유진, 「삼한의열녀전의 창작방법 연구」(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6)
서신혜, 「삼한습유」(한국고소설학회 편, 『한국고소설강의』, 2019)
관련 미디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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