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1책. 석인본. 1953년 손자 재희(在熙) 등이 편집, 간행하였다. 서문은 없고, 권말에 양회갑(梁會甲)의 발문이 있다. 연세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수에 목록이 있고, 권1·2에 시 504수, 권3에 서(書) 7편, 서(序) 3편, 권4의 부록에 제공창수(諸公唱酬)·만사·제문·행장·가장·묘표·실적기(實蹟記)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서 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를 특징적으로 분류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유거(幽居)」·「임거(林居)」·「술회(述懷)」 등 은일적인 기분이나 감회를 읊은 것, 「어화(漁火)」·「목적(牧笛)」·「견낙조(見落照)」 등 전원적인 서정을 읊은 것, 「계(鷄)」·「석류(石榴)」·「도화(桃花)」·「국화(菊花)」·「영죽(詠竹)」·「추월(秋月)」 등 영물(詠物)의 시, 「청선(聽蟬)」·「전춘(餞春)」·「맥랑(麥浪)」 등 서정적 감회나 계절적 감각을 표현한 것, 「완내장사(翫內藏寺)」·「등운문암(登雲門菴)」 등 서경(敍景) 또는 경치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것, 「주금(酒禁)」 등의 자경(自警)·감계(鑑戒)의 뜻을 담은 것, 「문왜서이언행관(聞倭書易言行官)」과 같이 국가의 운명에 대한 울분과 개탄을 표현한 시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맥랑」은 보리가 노랗게 익어 남풍(南風)에 물결치는 풍경을 실감나게 묘사한 것으로, 수준 높은 표현감각을 엿볼 수 있다. 「문왜서이언행관」에서는 우국충정과 남아로서의 기골을 표현하고 있어, 저자의 또 다른 일면을 보게 하는 작품이다.
서에는 스승·친지에 대한 문후(問候)가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