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봉유설(芝峰類說)』 권20 금충부(禽蟲部) 조(鳥)항에 “『패사(稗史)』에 보면 ‘한국에서 반찬을 만드는 닭을 한계(寒鷄)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한이란 날씨가 춥다는 한이 아니고 곧 닭의 이름이다. 이것은 본초(本草)에서 암까마귀를 한아(寒鴉)라고 하는 것과 같다. 또 『위지(魏志)』에 말하기를 ‘마한국에서 꼬리가 가는 닭(細尾鷄)이 나는데 그 꼬리길이가 5척이 더 된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한국이라고 한 것은 삼한(三韓)을 가리켜 한 말이다.”라는 글이 있다.
이 글에 따르면 적어도 2,000년 전에 삼한에 한계와 세미계라는 품종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꼬리가 매우 긴 세미계가 있었다 함은 주목할 만하다.
닭은 닭목 꿩과에 속하는 새의 한가지이다. 현재 가축으로 기르고 있는 닭은 모두 들닭에서 3,000∼4,000년 전에 버마·말레이시아·인도 등지에서 가축화되어 세계적으로 퍼진 것이며, 그 품종이 몇 백가지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중국을 거쳐 닭이 들어온 지는 2,000년이 훨씬 넘은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에는 서기전 300년 이전에 닭이 들어왔다는 사실이 이것을 뒷받침한다. 이 들닭이 삼한에서 품종화된 것이 세미계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에는 현재 도사의 미장계(尾長鷄)라 하여 수컷의 꼬리가 8m 이상 자라는 닭이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것은 원래 일본의 시코쿠(四國) 고치(高知)에서 1764∼1772년에 돌연변이형질을 고정한 것인데 그 뒤에 계속 연구, 개량되었다고 한다. 꼬리가 매우 긴 닭이 일본보다 훨씬 전에 우리나라에 있었던 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