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2책. 목판본. 문인 도성유가 편차하였다.
저자의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사원(士元), 호는 송계(松溪). 아버지는 희맹(希孟)이며, 이황(李滉)의 문인이다. 서류 출신인 탓에 서얼금고(庶孼禁錮: 서얼 출신은 벼슬에 재한을 두는 제도)에 얽혀 벼슬은 겨우 한리학관(漢吏學官)을 지냈고, 1562년(명종 17) 일본 사신이 왔을 때 선위사(宣慰使) 일행의 한 사람이 되어 그들을 맞았다. 시문에 능하여 당시 송대(宋代)의 시풍이 유행하던 문단에 만당(晩唐)의 시풍을 받아들여 큰 전환을 가져왔으며, 시평에도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이 책은 서문·발문이 없어 간행경위는 알 수 없다. 권1∼3에 시 570수, 권4에 만록 15편, 권5는 부록으로 전(傳)·묘갈명·제묘문·상량문·종유제현록(從遊諸賢錄) 각 1편이 실려 있다.
시가 대부분인데,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으나 서얼출신이어서 과거길에 나가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개탄하는 애상적인 시가 많다. 경관의 묘사와 영물(詠物)에 있어서도 귀재(鬼才)를 발휘하여 범상한 시인과 묵객이 관찰할 수 없고 보지 못하는 심오한 곳을 파악하여 경이적인 표현을 하였다.
중국으로 갈 때 압록강을 건너면서 배에서 읊은 「압록강주중(鴨綠江舟中)」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의 하나이다. 「산촌춘흥삼십수(山村春興三十首)」는 산촌의 봄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30가지의 다른 모양으로 읊은 것이며, 「초당즉사(草堂卽事)」·「견흥(遣興)」도 감정과 경관을 잘 조화시킨 작품이다.
만록(謾錄)은 김일손(金馹孫)·강혼(姜渾)·어무적(魚無迹) 등 당시 시의 대가 88인의 주옥 같은 시를 모아 평을 한 것으로 시를 배우려는 사람에게 참고서의 구실을 하였다. 계명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