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변효석의 재종손 변원식(卞元植) 등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송재성(宋在晟)의 서문, 권말에 최진환(崔震煥)과 김병식(金秉直), 족제인 변규석(卞珪錫)의 발문이 있다.
2권 1책. 석인본. 국립중앙도서관,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연세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상에 시 122수, 권하에 서(書) 32편, 기(記) 3편, 서(序)·명(銘)·잠(箴) 각 1편, 제문 2편, 유사·잡저 각 1편, 부록으로 자설(字說)·가장·행장·묘표·수가재기(守可齋記)·제문·이보계서(以輔契序)·발(跋)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에는 대체로 서경(敍景)이나 영물(詠物)이 많다. 「도양산진(到梁山津)」은 양산 나루터의 봄날 경치를 노래한 것으로, 성당(盛唐)의 산수시(山水詩)를 연상시킨다. 영물로는 「영주(詠蛛)」·「영선(詠蟬)」·「영우(詠牛)」 등이 있는데, 특히 거미가 그물을 쳐서 먹이를 잡아먹는 것을 묘사한 「영주」는 매우 사실적인 표현 기교를 구사하고 있다. 이 밖에 1899년 스승인 송병선(宋秉璿)을 배행(陪行)하며 호남 지방을 유람할 때 지은 시, 송병순(宋秉珣)을 배행하며 천왕봉(天王峰)·문창대(文昌臺) 등을 유람하며 지은 시가 상당수에 이른다.
서(書)에는 송병선·송병순에게 보낸 서찰이 있으나 대개 일반적인 문후이다. 「답류치여대학문목(答柳致汝大學問目)」에서는 『대학』의 첫머리에 친민(親民)의 ‘친(親)’자에 대해 정자(程子)가 ‘신(新)’자로 고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 논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적고 있다.
기의 「배연재선생유성산일기(陪淵齋先生遊星山日記)」는 1901년 9월 19일부터 약 1개월간의 일기이다. 「을병일기(乙丙日記)」는 1905년 10월 21일부터 시작되는 일기로 을사조약이 체결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상경한 송병선을 수행하며 겪은 일, 그 뒤 송병선이 일본 헌병에 의해 고향으로 강제 이송되어 음독 자결하자 장례를 치른 일 등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어 사론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명의 「술회명(述懷銘)」은 1906년 죽기 전 병중에 있을 때 쓴 것으로 저자의 우국충정이 나타나 있다. 이 밖에 잠의 「불기잠(不欺箴)」은 불기천(不欺天)·불기군(不欺君)·불기인(不欺人)·불기심(不欺心) 등 네 가지가 자기 진실의 전부임을 기술하여 거짓 없는 고매한 인격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