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반남(潘南). 좌찬성 박준원(朴準源)의 딸이며, 어머니는 원주원씨(原州元氏)이다.
잉태될 때 어머니 원부인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서 큰 구슬을 바치매 그 광채가 온 집안에 가득하였다 한다. 어릴 때 두 여형(女兄)과 함께 있었더니 별안간 큰 호랑이 한 마리가 뜰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두 여형은 놀라서 넘어지면서 울음을 터뜨렸으나, 수빈박씨는 조용히 걸어가서 방안으로 들어가니 모두 범상한 인물이 아님을 알았다.
1787년(정조 11)에 정조의 빈이 되어 순조와 숙선옹주(淑善翁主)를 낳았다. 왕자를 낳은 뒤 왕자를 낳지 못하는 왕비를 위로하고 공경하니 온 궁중에 화기(和氣)가 가득하였다.
또한, 행실이 착하고 예절이 바를 뿐만 아니라 평소에 말이 적으며 의복과 일상용품들을 극히 검소하게 하니 조야에서 현빈(賢嬪)이라는 칭송이 자자하였다.
어느날 수빈박씨의 궁에서 시중을 드는 나인(內人)이 의복을 만들 때 작은 천조각을 버렸다가 크게 꾸중을 받은 일이 있었으며, 또한 후궁인 수빈박씨의 왕자가 세자로 책봉되자, 아첨하는 무리들이 은밀히 귀중품을 진상하였다가 의금부에 잡혀간 일도 있었다. 창덕궁 보경당(寶慶堂)에서 죽었다.
궁호(宮號)는 가순(嘉順), 시호는 현목(顯穆), 원호(園號: 무덤의 명칭)는 휘경(徽慶)이며, 효자동 경우궁(景祐宮: 七宮 內)에 제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