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이전』은 신라 말기 최치원(崔致遠)에 의해 편찬되고 박인량(朴寅亮), 김척명(金陟明)에 의해 증보·개작된 설화집이다. 현재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일문(逸文)이 『삼국유사(三國遺事)』,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비롯하여 여러 서적에 흩어져 수록되어 있다. 내용상 중복되는 것을 제외하면 12편이 전하며, 형식상으로도 원본 그대로는 아니지만 『수이전』 일문을 통해 신라 시대 초기 서사 문학을 확인할 수 있다.
『수이전』은 원본이 현전하지 않기 때문에 저자 및 서명(書名)이 확실하지 않지만 아래 기록을 통해 작자 및 개작자를 유추할 수 있다.
1)과 2)는 최치원(崔致遠, 857~?)을 원작자로 보았으나 3)에서는 박인량(朴寅亮), ?1096)을 작자로 보고 있으며, 4)에서는 김척명(金陟明, ??)이 원작을 개작한 것으로 기록하였다. 원본이 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위의 기록들을 바탕으로 종합하면, 시기상으로 볼 때 최치원에 의한 『수이전』 원본이 있었는데 이후 박인량이 증보하였고, 이를 김척명이 개작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현전 자료에서 출전을 『수이전』으로 밝힌 것은 「아도(阿道)」, 「원광(圓光)」, 「보개(寶開)」, 「최치원」, 「지귀(志鬼)」, 「영오세오(迎烏細烏)」, 「탈해(脫解)」, 「선덕여왕(善德女王)」, 「수삽석남(首揷石枏)」, 「죽통미녀(竹筒美女)」, 「노옹화구(老翁化狗)」, 「호원(虎願)」, 「선녀홍대(仙女紅袋)」, 「심화요탑(心火遶塔)」, 「선덕왕(善德王)」 등이다. 이중 중복되는 내용을 제외한 12편의 간단한 내용과 출전은 다음과 같다.
『수이전』은 현재 원본이 전해지지 않지만 그 일문만으로도 서사 문학 초기 형태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또한 현전하는 일문이 기이한 이야기 중심이라는 점에서 초기 서사 문학의 특징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수이전』 일문의 기이(奇異) 서사는 이후 김시습의 『금오신화(金鰲新話)』를 비롯한 조선시대 전기 소설(傳奇小說) 창작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