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설화 (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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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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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사후 세계인 저승에 대한 상상을 내용으로 하는 설화.
이칭
이칭
저승 체험담, 저승 환생담, 저승 왕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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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저승설화는 인간의 사후 세계인 저승에 대한 상상을 내용으로 하는 설화이다. 전통적 저승관은 이승과 이어지는 공간이며 현실의 삶에 대한 인과응보의 영험함이 있는 공간이었는데, 불교와 도교의 영향으로 더욱 구체화되었다. 저승설화는 저승에 끌려갔다가 돌아오는 환생담과 뛰어난 인물이 저승으로 가서 염라왕이 되는 명관담(冥官談)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고, 문헌 설화 속 저승설화는 한국 서사문학사에서 소설, 필기, 야담의 주요 소재로 재탄생해왔다. 저승설화는 시종 현실적 삶을 중시하여 이승에서의 건전하고 도덕적 삶을 살게 하는 역할을 했다.

목차
정의
인간의 사후 세계인 저승에 대한 상상을 내용으로 하는 설화.
내용

저승 체험담, 저승 왕래담, 저승 생환담 등으로도 불리는 저승설화는 인간의 사후 세계인 저승을 소재로, 죽음과 내세, 윤리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과 상상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저승은 현실 세계인 이쪽 세상과 달리 사람이 죽어서 가는 저쪽 세상이지만, 한국 전통적 관념에서 저승과 이승은 단절되지 않고 하나로 이어진다. 저승은 선인(善人)이든 악인(惡人)이든 관계없이 가는 곳이기 때문에 이승이 산 사람이 사는 곳인 것처럼, 근본적으로 저승은 죽은 사람이 거주하는 또 다른 공간일 뿐이었다. 따라서 설화 속에서 저승은 공간적으로 이승과 전혀 구별되지 않기도 하고 수평적 공간의 연장선상에 위치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 이승과 저승이 연결된다는 관념은 이승에서의 행동 결과는 절대로 피할 수 없고 저승의 심판을 받는다는 인식으로 이어져 저승은 심판의 공간, 인과응보의 영험함이 있는 공간으로 인식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승은 저승 구비 설화에 실수를 범하는 판관(判官)이나 사자(使者)의 인간적 면모가 보이기도 하고 때론 이승의 부정(不正)이 반복되기도 하지만 결국 선악에 따라 엄격한 판결을 받는 곳이다.

이러한 소박한 저승관은 불교와 도교의 유입 이후 좀더 세분화되고 구체화되었다. 그래서 불교나 도교의 윤회관(輪廻觀)에 의한 전생, 현생, 내생의 개념이나 명부(冥府), 시왕(十王) 개념의 전래 이후 전통적 내세관과 결합되어 한국인의 저승관이 형성되었다.

저승설화는 내용에 따라 연명형, 심판형, 체험형으로 분류하거나 윤리담, 연명담, 명관담(冥官談), 희학담(戲謔談)으로 나누기도 하며, 연명담, 환생담, 명관담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는 크게 볼 때 저승에 끌려갔다가 돌아오는 ‘환생담’과 현실의 뛰어난 인물이 저승으로 불려가 저승의 인물이 되는 ‘명관담’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환생담’은 『 삼국유사』의 「선율환생(善律還生)」에서부터 시작한다. 문헌 설화로는 김안로(金安老)의 『 용천담적기(龍泉談寂記)』 속 ‘ 박세거(朴世擧)’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이 이야기는 염병(染病)에 걸린 박생이 죽어서 저승에 갔다가 지옥을 두루 목격하고 염라왕에게 갔는데 잘못 끌려온 것임을 알고 되돌아왔다는 내용이다. 구비 설화로는 ‘생거진천 사거용인’ 유화(類話)가 대표적이다. 세부 내용은 유화마다 다르지만 큰 줄거리는 비명횡사한 진천의 주인공이 염라대왕에게 갔다가 돌아오는데, 자신의 몸이 이미 장례를 치른 뒤라 용인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이야기다. ‘환생담’에 속하는 이야기 중에는 환생할 때 목숨을 연장해 주기도 하고, 이승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만난 죽은 이의 소원을 들어주기도 하며, 지옥의 참상을 목격한 주인공이 환생한 뒤에 착한 사람이 되는 유형도 있다.

‘명관담’은 이승의 인물이 죽어서 저승에서 염라대왕이나 저승사자, 판관 등이 되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대개 현실에서 뛰어난 능력을 지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인물로, 저승설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는 박우(朴遇),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 김치(金緻), 신경연(辛慶衍) 등이다. 이들 이야기는 대부분 야담이나 필기 등 문헌 자료에 등장하여 인품과 능력이 뛰어난 실존 인물을 중시하는 태도를 드러낸다. 구비 설화에도 이승의 인물이 저승의 왕이 되는 이야기가 다수 존재한다. 「아버지는 염라대왕, 아들은 지상대왕」은 아들이 저승에서 염라대왕이 된 아버지를 만나 환생하는 이야기이고, 「저승왕이 된 친구와 부자」는 가난한 사람이 길에서 염라대왕이 된 친구를 만나 돈을 받아 부자가 된다는 내용이고, 「저승에서 잡아간 이운애기」처럼 염라대왕은 아니지만 훌륭한 솜씨를 지닌 이를 잡아가 일을 맡긴다는 이야기도 있다.

문헌 설화 속 저승설화는 『삼국유사』의 「선율환생(善律還生)」에서 시작하여 「 왕랑반혼전」이나 「명학동지전」 등 불교 서사로 이어지고 조선시대 『 금오신화』를 비롯한 소설, 필기, 야담의 주요 소재로 활용되었으며, 일부 작품에서는 패러디되어 등장인물을 속이는 화소로 변모하는 등 한국 서사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줄기를 차지한다.

저승설화는 죽음이나 저승의 엄격한 판결을 다루며 참혹한 지옥의 형벌을 묘사하지만, 근본적으로 저승설화에서 추구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삼천갑자 동박삭 이야기처럼 원래는 단명할 운명으로 태어난 동방삭이 저승사자를 회유하여 삼천 살을 살게 되었다는 연명담이나 동명이인으로 오인되어 끌려갔다가 돌아왔다는 환생담 등에 담긴 정서는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보편적 욕구이다.

저승설화에서 생전에 선한 일을 많이 한 사람이 극락에 가는 것이 아니라 수명을 연장해 준다는 결말은 저승설화가 끊임없이 현실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승설화는 불교와 도교의 유입에 따라 한국인의 저승관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으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죽음보다 현실을 중요시하는 삶의 태도가 드러나며, 지옥의 참혹상이나 인과응보의 내용은 살아있는 이들에게 이승에서의 삶을 되돌아보고, 건전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게 하는 역할을 해 왔다.

참고문헌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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