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42장). 필사본. 『희락당문고(希樂堂文稿)』 권8에 실려 있다. 『대동야승』과 『패림(稗林)』·『시화총림(詩話叢林)』에도 수록되어 있다. 『희락당문고』에서는 잡저로 분류되어 있다.
『용천담적기』는 김안로가 경기도로 유배 갔을 때에 쓴 것이다. 이것을 쓰게 된 동기와 목적을 「자서(自序)」에서 “귀양살이로 정신이 피로하여 성인의 글을 읽을 수가 없어 예전에 친구들과 하던 이야기를 기억하여 붓 가는 대로 기록하여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농담하는 것에 대신할까 한다.”고 밝혔다.
모두 35가지의 이야기를 소개하였으나 따로 제목을 달지 않고 연속하여 서술하였고, 전개 순서도 일정한 기준 없이 생각나는 대로 전개하여 나갔다.
『용천담적기』의 맨 처음에는 정몽주(鄭夢周)의 사당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칠휴공(七休公)이 영천의 정몽주 사당을 지나가고 있을 때에 정몽주가 현몽하여 사당을 고쳐달라고 하였다는 내용이다.
또, 세조 때에 폐해진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顯德王后)의 능을 이장할 때에 일어난 신기하고 기이한 일 등의 이사(異事 ; 기이한 일. 또는 별스러운 일)·기문(奇聞 ; 기이한 소문)에 관한 것을 많이 싣고 있다.
또, 세종·문종·성종·연산군 등 군왕에 관한 이야기와 김시습(金時習)·성현(成俔)·허종(許琮) 등에 관한 인물담과 고금의 이름난 화가와 그림에 관한 이야기, 중국사신과 시를 주고받던 이야기 등의 김안로가 들은 이야기를 많이 옮겨 놓았다.
그리고 조수(潮水)의 출입과 지각의 변동에 관한 학설을 소개하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등의 내용이 있어 여러 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용천담적기』는 당시에 전승되던 야담을 기록한 문헌설화로서의 의의와 함께 자연과학 및 예술 전반에 관한 인식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가치를 지닌다.
『용천담적기』는 1971년 민족문화추진회에서 펴낸 『국역 대동야승』Ⅲ에 원문과 번역문이 실려 있다.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