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식인봉은 화산의 분출에 의해서 형성된 규모가 비교적 작은 오름[岳]으로서 과거 제주도 동쪽 낮은 지대의 원 식생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유일한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원래의 식생이 파괴된 후 해송이 식재되었으나 새들에 의한 종자살포와 해류의 영향 등에 의해서 난대성의 상록활엽수종과 해안성식물들이 정착하고 있다. 특히 바닷가 염분이 있는 염습지(鹽濕地)에 자라는 희귀식물인 황근 20여 그루가 자라고 있고 그 중 큰 나무는 높이가 약 5m에 달해서 우리나라 황근으로서 가장 큰 나무이다.
이곳에는 장차 후박나무·참식나무·동백나무 등이 자라서 세력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보인다. 식산봉에서 조사된 관속식물은 50과 91속 108종이며 이 중 주요한 종으로는 칠면초·황근·왕작살나무·후추등·남오미자·생달나무·후박나무·참식나무·까마귀쪽나무·돈나무·송악·자금우·광나무·마삭줄 등이다.
아직 제주도에 섶섬이나 문섬의 식생에 비하면 종이 부족하나, 우리나라 황근의 자생지로서 그 규모가 가장 크다는 데 가치가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