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도 하며, 중요한 일도 잊어버린 채 재미있는 일이나 놀이에 시간가는 줄 모를 때 자주 쓴다. 한자어로 ‘선유후부가설화(仙遊朽斧柯說話)’라고도 한다.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전설로도 일부 전해지고 있다. 황해도 평산읍(平山邑)에 가마골, 즉 부동(釜洞)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이곳에 선암(仙巖)과 난가정(欄柯亭)이 있다. 옛날 신선들이 이곳에서 바둑을 두었다고 전한다.
옛날 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산 속 깊이 들어갔다가 우연히 동굴을 발견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니 길이 점점 넓어지고 훤해지면서 눈앞에 두 백발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무꾼은 무심코 서서 바둑 두는 것을 보고 있다가 문득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옆에 세워 둔 도끼를 집으려 했는데 도끼자루가 바싹 썩어 집을 수가 없었다.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마을로 내려와 보니 마을의 모습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한 노인을 만나 자기 이름을 말하자, 노인은 “그분은 저의 증조부 어른이십니다.”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6세기경 간행된 『술이기(述異記)』에는 진(秦)나라 때 왕질(王叱)이라는 나무꾼이 절강성 상류 구주의 석실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는 서두로 시작되는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으며, 에버하르트(Eberhard, W.)가 채록한 중국 민담 중에도 우리나라의 것과 공통된 이야기가 구전되고 있다.
이 설화는 신선사상에 바탕을 둔 것으로, 도교문화의 원산지인 중국에서 발생하여 우리나라로 전파, 변이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것은 전설처럼 구전되는 데 비하여 우리의 것은 완전한 민담으로 정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민담으로 뿌리를 내리기 전까지는 전설로 전해 왔던 흔적이 엿보인다.
이 설화는 속담의 유래담으로 구전되고 있지만, 이향세계(異鄕世界)를 여행하고 현세로 돌아오는 모티브가 중심이 되어 있어 이향세계설화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