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아기는 보통 ‘신충자손’·‘당줏애기’라고도 하는데 이는 15세 미만 아이의 수복을 기원하는 무속의례의 하나이다. 특히 귀한 집안에서 어렵게 얻은 아이일수록 15세 미만에 비교적 몸이 허약하다든지 아니면 자주 아파서 건강이 충실하지 못할 때, 그 아이의 명과 복을 당주로부터 빌어주기 위하여 심방(제주도에서 무당을 일컫는 말)은 일정한 절차를 거쳐 당주(심방집에 모시고 있는 巫覡의 신단)에 입적시키게 된다.
그때에 행하는 절차로서 아이의 부모는 백지에 자식의 성명·생년월일을 비롯하여 몇 번째 자식이라는 관계를 적고 다시 별도로 ‘명다리’라 해서 무명을 한 필 심방에게로 가져다 준다. 심방은 그것을 받고 당주에 올린 다음 그 아이에게는 송낙(소나무 겨우살이로 만든, 여승이 쓰는 모자)을 접어 씌우고 당주에 절을 하도록 한다.
이것으로 당주에 입적하게 되는 예는 끝나게 되며, 그 뒤부터 심방은 어디에 가서 굿을 하게 되더라도 그 신충아기의 수복을 축원 올리며 친자식처럼 사랑하며 기르게 된다. 이러한 신충아기는 언제나 심방과 같이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심방을 부를 때에는 ‘유모아방(유모 아버지)’ 혹은 ‘유모어멍(유모 어머니)’이라고 부른다. 그 아이의 친부모는 해마다 9월 28일에 있는 심방집의 큰굿 때에는 제물과 제주를 마련해가지고 당주에 올리고 자식의 명과 복을 기원한다.
신충아기가 심방집 당주에 입적하게 되는 시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대개 친부모는 갓 낳은 아기 때 미리 조심스런 마음으로 당주에 입적시키고, 그렇게 매어놓은 신충아기는 보통 친부모의 생각대로 15세 이전에 그 아이의 건강상태를 참작해서 반드시 하직굿을 해서 당주의 입적에서 떼어가는 것이다.
하직굿은 심방이 모시고 있는 명두 생일인 9월 28일 심방집 큰굿 때 곁들여 하게 된다. 이 하직굿 심방은 신충아이를 당주 앞에 앉혀놓고, “이 애기 어떻게 하여 당주 밑으로 들어왔다가 어떻게 어떻게 컸으니, 오늘날랑 내여 줍서.” 하고 그 간의 연유(사유)를 올린다. 그러나 만약 자라나는 과정에서 심방과의 사이가 좋지 못했거나, 친부모가 심방에 대한 성의가 모자라 하직굿에 정성을 안 쏟을 경우에는 해를 입게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