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물림 (안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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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개념
시어머니가 일정한 연령에 달하면 며느리에게 살림을 내어주고 안방을 물려주는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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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시어머니가 일정한 연령에 달하면 며느리에게 살림을 내어주고 안방을 물려주는 풍습.
내용

전통적 가족의 방 배치를 보면, 안채와 사랑채는 평행으로 대치되어 있고, 가장인 시아버지는 사랑채의 사랑방에 기거하고, 주부인 시어머니는 안채의 안방에 기거하며, 아들과 며느리는 안채의 건넌방에 기거하고 있다.

시아버지는 사랑방에서 손을 접대하는 것으로 상징되듯, 가족원을 외부에 대표하는 대표권과 가족원을 거느리는 감독권을 가지고 있다.

시어머니는 안방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 상징하듯 의식주와 관련된 집안일을 운영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사랑방에 있는 가장만 독상을 차리거나 맏아들 등 성인남자들과 식사를 하고, 다른 가족은 모두 안방에서 같이 식사를 하는 집이 대부분이다.

겨울이면 온 가족이 모여앉아 놀거나 일하는 곳도 안방이며, 가장도 병이 들면 안방으로 옮겨지고 임종 때 천거정침(遷居正寢)으로 숨을 거두는 곳도 안방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기능과 의미를 가지는 안방을 점유한다는 것은 우리 나라 가족에서 주부의 구실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주부의 자리를 며느리에게 물려주는 것이 안방물림이다.

안방물림은 우리 나라 전지역에서 행하여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경상북도 전역과 경상남도 및 강원도 일부지방에 뚜렷한 안방물림이 있으며, 옛 신라의 지역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방물림의 시기는 대부분 시어머니의 연령을 기준으로 하지만, 시아버지가 기준이 되거나 며느리의 연령을 기준하는 경우도 있다. 시어머니의 연령을 기준할 경우 시어머니가 60세 전후가 되었을 때에 안방을 물린다.

이 때는 며느리가 30대 후반이거나 40대 초반이어서 집안의 일도 익숙해 있고 시어머니가 일을 추려나가기도 힘이 든다고 생각되는 시기이다.

안방물림의 시기가 시아버지가 기준이 될 경우는 시아버지가 관직에 있다가 은퇴하였을 때, 사랑방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이때를 맞추어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안방을 물려주는 것이다.

며느리의 연령을 기준으로 하여 안방물림을 할 경우는 시어머니가 60세 미만이라도 며느리가 특별히 살림을 잘하고, 살림을 맡기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되었을 때이다.

옛날에는 큰 살림을 하는 양반댁·종가댁 또는 대가댁에서 안방물림이 있을 때는 큰 잔치를 하였다. 좋은 날을 택하여 안방물림날로 정하고 음식을 장만하여 마을사람들과 친척들, 그리고 그 집안과 거래하던 사람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이 모인 앞에서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열쇠꾸러미를 넘겨주었다. 열쇠꾸러미를 물려받은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큰절을 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복을 받았다.

잔치가 끝나면 시어머니의 살림을 며느리가 사용하던 건넌방으로 옮기고, 며느리의 살림은 안방으로 들여온다. 건넌방을 며느리가 혼자 사용하고 아들은 큰사랑방 옆에 작은사랑방을 썼을 경우, 며느리가 안방을 물려받으면 시어머니가 건넌방을 사용한다.

이 때 아들과 아버지는 자기가 사용하던 방에 그대로 있는 경우도 있고, 아들과 아버지가 서로 방을 바꾸어 아들이 작은사랑방에서 큰사랑방으로, 아버지는 큰사랑방에서 작은사랑방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특히 아버지가 관직에서 은퇴하고 아들이 관직에 있을 때 아들의 손님 접대의 편의를 위하여 은퇴한 아버지가 작은사랑방으로 물러앉는 것이다.

아들과 며느리가 함께 건넌방을 사용하고 있다가 안방물림을 하였을 경우, 아들과 며느리가 같이 안방으로 옮기는 경우와 며느리만 안방으로 옮기고 아들은 사랑방으로 가서 아버지와 동거하는 집도 있다.

또다른 유형의 하나는 며느리가 안방으로 옮기고 시어머니가 건넌방으로 옮기면서 아들이 사랑방을 점거하고 아버지가 건넌방으로 물러서는 경우이다.

이 때는 말하자면 노부부가 건넌방을 쓰고 며느리는 안방, 아들은 사랑방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집터의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은퇴한 노부부를 위한 별도의 집을 지어 살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방의 여유가 없어 부모가 안방에 거처하고 아들과 며느리가 건넌방에 거주하는 집에서는 안방물림에 의하여 아들과 며느리가 안방을 사용하고,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건넌방을 사용한다. 이와 같이 안방물림의 형태는 가족유형, 가옥구조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가족제도연구』(김두헌, 서울대학교 출판부, 1969)
『한국가족의 구조분석』(이광규, 일지사, 1975)
「은거제도(隱居制度)의 분포와 유형에 관한 연구」(이광규, 『문화인류학』 7,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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