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안정사는 해발 650m의 벽발산(碧鉢山)에 있는 대한불교법화종 사찰이다.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서, 임진왜란 때 병화를 당하였으나 여러 고승들의 노력으로 여러 번 중수 ·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안정사는 통영 불교를 이끌어 온 대표적인 사찰로, 옛날에는 산 내에 12암자가 있었으며, 한때 사세(寺勢)가 거제 백담사까지 미칠 정도였다. 현재는 가섭암 · 의상암 · 은봉암 · 천개암 · 미타암 등 다섯 암자가 남아 있는 소규모 사찰로 전락하였다. 안정사에는 대웅전 · 나한전 · 칠성각 · 명부전 · 탐진당 · 응향각 · 만세루 · 종각 · 요사 · 동상실 등의 건물이 남아 있다.
안정사의 연은 사람이 타는 것이 아니고, 큰 불사나 행사가 있을 때 부처님을 모시거나 불구 · 불경 등 소중한 물품을 옮길 때 사용한 것이다. 연은 전체 길이 300㎝, 높이 130㎝, 안의 크기 56×50×56㎝, 밖의 크기 70×67×85㎝ 정도이다. 원래 이 연은 1900년에 선희궁(宣禧宮: 영조의 후궁이자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이씨의 신주를 모시는 廟祠. 1788년 궁으로 승격)에서 안정사에 금송패 등을 실어 하사한 채여(彩輿)로서, 홍여(紅輿)라고도 불렀다. 선희궁에서 하사한 점으로 보아, 안정사는 당시 선희궁과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추정된다.
금송패는 모두 3개로, 그 크기는 각각 직경 11㎝, 10㎝, 8㎝ 정도이다. 3개의 금송패에는 각각 ‘安靜寺 局內 禁松牌(뒷면 管理局)’, ‘安靜寺 封山 禁松牌(뒷면 宣禧宮)’, ‘安靜寺 封山 禁松牌(뒷면 宣禧宮)’라고 적혀 있다. 현재 안정사 승려 지암(智庵)이 소장하고 있는 고문서(差帖 釋仁燁任慶尙南道固城郡安靜寺宣禧宮松花封山守護僧風糾正十三道都僧統兼本寺祝聖壇崇奉院長香炭封山禁松都監者 光武四年六月日 宣禧宮)를 보면, 1900년 선희궁에서 안정사 승려 원명(圓明, 속명 宋仁燁)에게 선희궁 송화봉산의 수호 및 향탄봉산의 금송도감으로 임명하는 차첩이 내려졌다. 금송패는 당시 이 차첩 등과 함께 내려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선후기에 송금(松禁)은 우금(牛禁) · 주금(酒禁)과 함께 삼대 법금(法禁)의 하나였다. 송금이 삼대 법금의 하나로 지정될 정도로 당시 벌채 등 폐단이 심하였다. 이러한 폐단은 안정사의 봉산이나 관할 지역 안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안정사는 송금을 위반하는 자가 있으면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왕실로부터 인정받았던 것이다. 이 금송패는 조선 후기∼말기 봉산이나 금송정책 등의 실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실물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