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운자경서』는 『야운자경문(野雲自警文)』 또는 『야운자경(野雲自警)』이라고도 한다. 역자는 미상이다. 지눌(知訥)의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과 원효(元曉)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의 언해와 합본되어 3권 1책으로 간행되었다. 원전 대문의 한자에 한글로 독음까지 표기한 것은 특이하다. 특히, 칠언으로 된 시는 원전의 한자와 독음의 한글을 쌍행으로 나란히 대조하여 놓았다.
현재 알려진 이본은 2종이 있다. 간기에 따르면 1577년(선조 10)전라남도 순천 송광사와 1583년경기도 용인 서봉사(瑞峯寺)에서 간행된 책들이다. 송광사판은 아직 책판이 남아 있을 뿐아니라 1981년『명지어문학 』12·13에 영인되어 널리 보급되었으나, 서봉사판은 매우 드물어서 영남대학교와 일본 동경대학의 오구라(小倉進平) 구장본만이 전한다.
이들은 완전히 독립되어 언해된 듯하여 대문의 분절, 언해와 한자 독음의 표기 등이 서로 다르다. 제책에서도 3권 1책인 점은 같으나, 송광사판이 장차(張次) 표시를 3권 연속으로 하고 서봉사판이 권마다 독립시켜 한 점이 다르다.
송광사판은 15세기말 성종 때의 불경언해와 비슷한 문체를 보여주지만 간행연대에 의해 16세기말의 국어사 자료로 이용된다. 이 책의 방점은 극히 형식적으로 표기되어 있고, ㅿ의 사용도 혼란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구개음화가 완전히 이루어진 언어사실이 나타난다. 한자 독음의 표기에서는 ‘디·댜·뎌’ 등이 ‘지·쟈·져’ 등과 대부분의 경우 변별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실은 같은해 송광사에서 간행된 『사법어언해(四法語諺解)』의 중간본에서도 보인다. 배경인 전라방언의 반영으로 생각된다.
서봉사판은 전형적인 16세기말의 국어사 자료이다. 방점과 ᄠᅳᆷ은 폐기되고, ㅿ은 사용되나 혼란이 있다. 문법사실과 어휘도 송광사판보다 근대어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구개음화의 예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전라방언과 중앙어와의 차이에 말미암은 것이라 하겠다.
요컨대, 이들 두 책은 같은 원전을 비슷한 시기에 따로 번역하여 간행된 것이다. 역자의 방언차(方言差)에 의한 언어사실도 있기 때문에 국어사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되며, 이본의 대교는 불교사연구에도 이바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