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높이 3.3m. 이 석불은 약사전 옆에 있던 목조건물 내부에 봉안되어 있었는데 1974년 건물의 철거와 함께 노출되었고 그 자리도 원위치에서 앞쪽으로 약 3m가량 옮겨졌다가 약사사 증축 때 대웅전에 봉안되었다. 갓 밑에 남아있는 글에 의해 조선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머리 위에는 챙이 넓고 중심부가 반형으로 약간 솟은 돌갓을 쓰고 있으며 머리와 신체는 하나의 돌로 이루어졌다. 길쭉한 얼굴에 이마가 넓고 코와 턱과 두 뺨에 살집이 있으며 입가에는 미소가 흐른다.그러나 얼굴이 양 어깨 사이에 묻히면서 목의 표현은 생략되었고 각이 진 어깨에 두툼한 법의가 형식적으로 표현되었다. 가슴에 모은 두 손은 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그맣게 조각되었다. 두 손으로 연꽃 가지를 받쳐 들었으며 하체는 너덧 줄의 비낀 평행 곡선으로 단순하게 처리되었다.
이 석불에서 느끼는 첫 인상은 길쭉한 얼굴이 가슴에 붙어 목의 표현이 생략되고 어깨 이하로 몸 전체가 사각의 돌기둥에 상징적인 윤곽만이 표현되어 있어 매우 추상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표현 감각은 매우 간결하고 부드럽다. 또한 추상적이지만 균형에 어긋난 과장이 없고 오히려 담백하고 천진한 느낌을 준다.
이 석불상은 마치 조선시대 능묘의 문인석이나 무인석에서 볼 수 있는 석물 조각의 양식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 석불 양식의 뿌리는 속칭 ‘은진미륵’이라 불리는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에서 그 시원을 찾을 수 있다. 그러한 양식이 민예적으로 흘러 더욱 추상화되면서 결국은 능묘의 인체 조각 양식과 유사한 석불이 탄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