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당간(幢竿)이란 절에서 큰 행사를 벌일 때 크고 긴 깃발을 매달아 올리기 위하여 길쭉한 철통을 겹겹이 연결하여 만든 높은 깃대를 말한다. 이 유물은 바로 이러한 당간의 꼭대기를 장식하는 부분이며, 대부분의 당간두는 용머리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 용형 당간두는 일반적인 용이 아니라 닭 모양의 용, 즉 계룡(鷄龍) 모양을 하고 있다. 머리에는 뿔 대신 강한 탄력을 보여주는 벼슬이 장식되고, 두 눈은 튀어나올 듯 크게 부릅뜨고 있다. 입술은 닭의 부리처럼 앞으로 쭉 뻗어 위로 치켜 있고, 입은 벌려 여의주(如意珠)를 물고 아래 위의 송곳니는 모두 위쪽을 향해 날카롭게 휘어져 있어 그 표현감각이 매우 힘에 차 있다.
턱 밑에는 도르래가 달려 있어 여기에 줄을 태우고 줄에 깃발을 묶어 당간 꼭대기까지 올리도록 되어 있다. 목 밑에서 등줄로 휘어진 몸통에는 두 가닥의 선으로 비늘이 새겨져 있는데, 각 비늘 안쪽에는 꽃무늬 비슷한 장식이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우리나라 당간두 중 가장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조형미가 탁월하고 역동적이다. 용 모양 자체도 매우 희귀한 계룡형으로 되어 있는데, 이러한 계룡형 당간 또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것 중 유일한 예이다.
청동재질의 몸통 전체에 금을 입히는 등 매우 장식적인 면까지 갖추고 있어, 통일신라시대의 문화적 황금기가 아니고서는 제작되기 어려운 작품으로 판단된다. 통일신라시대 불교문화의 절정기에 피어난 조각과 공예, 건축 등에서 이룩한 수준 높은 예술성을 증명해주는 중요한 국가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