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봉사는 520년에 창건된 사찰로 처음에는 원각사라 하였다가, 1358년(공민왕 7) 나옹(懶翁)이 중건하고 건봉사라 하였다. 능파교의 명칭은 “속세의 파도를 헤치고 부처님 세상으로 이르는 다리”라 하여 ‘능파’(파도를 헤침)의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건봉사의 대웅전 구역과 극락전 구역 사이에 흐르는 계곡을 건너기 위하여 놓여진 다리로서, 2002년 2월 6일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 다리는 1704년(숙종 30)부터 1707년 사이에 처음 축조되었다고 한다. 그 후 1745년(영조 21)에 홍수가 나 무너진 것을 1749년에 고쳐 세웠고, 1880년(고종 17)에 다시 무너진 것을 고치면서 석재 일부를 대웅전의 돌계단과 산영루 수축에 이용하기도 하였다.
무지개다리는 다리 밑이 반달 또는 무지개 모양을 이루어 그 모양이 아름답고 또한 다리 밑에 기둥이 없으므로 급격히 불어날 적에도 다리의 훼손을 막아주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무지개다리는 지금 우리나라에 몇 개밖에 남아 있지 않은데 그 중에서도 능파교는 규모도 크고 보존상태도 좋은 편이다. 다리의 폭은 3m, 길이는 14.3m이며, 다리 밑의 한 가운데 높이는 4.5m이고 밑지름은 7.8m나 된다.
이 다리의 축조방식은 양쪽 다리의 바닥 부분에 두꺼운 2단의 바닥돌을 놓고 그 위로 29개의 긴 돌을 차곡차곡 맞추어 둥그렇게 배열한 것으로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돌의 규격이 작다. 다리의 윗부분은 여러 장의 석재를 짜 맞추어 판판하게 닦여져 있으며 양 끝에는 다리 폭보다 더 넓게 경계석이 놓였다.
건봉사 능파교는 단칸 무지개 돌다리로 자연지형을 잘 이용하여 축조하였으며, 축조시기와 건립자 등을 알려주는 능파교신창기비(凌波橋新創記碑)가 근처에 세워져 있어 우리나라 무지개다리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