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에 서울의 약현(藥峴 : 지금의 중림동)에 살던 서성(徐渻)의 집에서 빚던 술이라 하여 약산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춘주(春酒)란 봄에 먹는 술을 말하기도 하고, 섬세한 방법으로 여러 번 덧술한 것을 의미한다.
약산춘은 봄에 먹는 술이다. 숙성기간이 길며, 물누룩(水麴, 수국)을 쓰는 등의 섬세한 솜씨를 필요로 하므로 한 번 덧술하지만 춘주로 보고 있다. 『규곤시의방(閨壼是議方)』·『치생요람(治生要覽)』·『산림경제』·『규합총서(閨閤叢書)』·『임원경제지』 등에 기록되어 있다.
약산춘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정월 첫 해일(亥日)에 멥쌀 다섯 말을 물에 담그고, 누룩은 찧어 다섯 병 정도의 물에 담가 물누룩을 만든다.
다음날 쌀을 가루 내어 쪄서 시루떡을 만든다. 물누룩은 체에 밭쳐서 찌꺼기는 버리고 그 물과 새로 길어온 물이 스무 병이 되게 한 다음에 떡에 섞어 항아리에 담는다.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뭇가지로 서너 번 저은 다음에 기름종이로 싸고 베보를 덮어 마루에 놓아둔다.
술밑으로 빚어놓은 것에 거품이 일게 되면 매일 걷어내고 2월 그믐께 멥쌀 다섯 말로 지에밥을 쪄서 식힌 다음에 술밑에 같이 빚어 넣는다. 4월 초순까지 그대로 두었다가 맑은 술을 뜨면 그 맛이 좋다. 술을 뜰 때에 물기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술맛이 변한다고 한다.
정월 첫 해일이 날씨가 포근하면 떡을 매우 차게 식혀서 쓰고 매우 추울 경우에는 따뜻한 날을 골라 밑술을 빚어 넣기도 한다. 술을 오래 두고 쓰려면 맑은 술을 떠서 다른 항아리에 넣고 볕이 들지 않는 곳에 보관하면 여름을 지내도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울의 토속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