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절은 한 단어 및 그 이상의 이어진 단어들로 이루어진 문법 단위이다. 계열관계와 통합관계에 의해서 마디지어지는 한 덩어리의 말이다. 계열관계는 ‘하늘이 푸르다’라는 문장에서 ‘하늘이’ 대신 ‘강물이, 물이’ 등이 대치될 수 있는 말들 사이의 관계를 의미한다. 통합관계는 ‘높은’이 ‘하늘이’ 앞에, ‘더욱’은 ‘하늘이’와 ‘푸르다’의 사이에 삽입되어 ‘높은 하늘이 더욱 푸르다’와 같은 문장을 형성할 수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 한 단어가 한 어절을 이루기도 하고, 체언에 조사가 붙거나, 어미가 어간에 붙어서 한 어절을 이루기도 한다.
구(句, phrase)보다는 작고, 단어보다는 큰 문법단위이다. 어절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있다. 먼저, 문장에서 앞뒤로는 휴지를 두어 발음할 수 있으나, 그 중에는 휴지를 둘 수 없는 한 덩어리의 발화체로 정의할 수 있다. 우리가 발화할 때는 대체로 어절을 중심으로 끊어서 발음한다. 이러한 어절은 대개 띄어쓰기의 단위와 일치한다.
또한 어절을 계열관계와 통합관계에 따라 정의하기도 한다. 가령 ‘하늘이 푸르다’라는 문장에서 ‘하늘이’의 자리에 ‘강물이, 물이…’와 같은 말이 대치될 수 있고, ‘푸르다’의 자리에 ‘흐리다, 누르다…’와 같은 말이 대신할 수 있는데, 같은 성질을 가진 다른 말이 갈아들 수 있는 성질을 ‘대치’라 하고, 서로 대치될 수 있는 말들은 계열체를 형성하므로 서로 계열관계에 있다고 한다.
또한 ‘높은’이 ‘하늘이’ 앞에 와 있고, ‘더욱’은 ‘하늘이’와 ‘푸르다’ 사이에 삽입되어 ‘높은 하늘이 더욱 푸르다’와 같은 문장을 형성할 수 있는데, 어떤 말의 앞이나 뒤에 다른 말이 서로 결합될 수 있다는 뜻으로 ‘결합’이라 하고, 서로 결합될 수 있는 말들 사이의 관계를 통합관계라 한다. 이렇게 계열관계와 통합관계에 따라 마디지어지는 한 덩어리의 말을 ‘어절’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한 단어가 한 어절을 이루기도 하고, 체언에 조사가 붙거나, 어미가 어간에 붙어서 한 어절을 이루기도 한다. 가령 “오늘 날씨가 참 춥다”라는 문장은, 휴지를 기준으로 하거나, 계열관계와 통합관계를 기준으로 하면, ‘오늘, 날씨가, 참, 춥다’의 네 발화체 혹은 네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이 각각 어절이 된다.
이 네 개의 어절 가운데 ‘오늘’, ‘참’, ‘춥다’는 단어와 일치한다. 그러나 ‘날씨가’와 같은 ‘체언+조사’의 결합체는 ‘조사’를 단어로 보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한 단어가 하나의 어절이 되기도 하고, 두 단어 이상이 어절이 되기도 한다.
조사를 단어로 인정하는 분석적 입장에서는 ‘날씨가’는 두 단어가 모여 한 어절이 된 것이다. 조사를 단어로 인정하지 않고 체언의 어미로 보는 종합적 입장에서는 ‘날씨가’는 한 단어이므로 이 경우는 어절과 단어가 구별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종합적 입장의 문법가들은 어절을 따로 설정하는 대신 최소 자립 형식의 단어가 곧 문장 구성의 단위가 된다고 본다.
국어의 문법 단위로 어절을 설정하는 대표적 문법가로는 이희승(李熙昇)을 들 수 있다. 이희승은 어절을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의 단위로서 단어보다 상위개념이 되는 의미의 한 단락’이며, 그 속성은 대체로 단어와 맞먹는 것이지만, 그것은 ‘의의질(意義質)+형태질(形態質)(예:‘아침+마다’―‘산책+을’―‘하+ㄴ다’……)로’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이것은 일부에서 말하는 문절(文節)에 상응하는 것이며, 단어가 구문단계에서 어떠한 작용을 가지게 되는 첫 단계의 기초적인 단위를 말한다. 따라서 흔히 단어가 모여 어절이 된다고 하나, 대체로 한 단어가 한 어절을 이루게 되어(조사만은 제외) ‘단어들의 연결’보다는 하위개념에 속하여 성분론의 대상에 상당한다. 2002년의 학교문법에서의 어절은 대체로 이희승문법의 그것과 일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