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국문필사본. 영웅소설 유형에 속하는 작품이나 두 가지 측면에서 전형적인 영웅소설과 다르다.
첫째, 주인공이 계모에 의해 살해될 위기를 겪는다는 점이다. 이는 아내의 계모에 의해 고난을 당하는 「소대성전」 유형과는 다른 설정으로, 「장화홍련전」 등 가정소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둘째, 무공보다는 미인계에 의해 승리한다는 점이다. 이는 「여동선전」만의 독특한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적장과 기녀의 인물형상도 주목할 만하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명 시절 각로를 지낸 여운상이 아들을 얻기 위하여 정성껏 기도를 드린 끝에 신기한 꿈을 꾸고 아들 동선(童仙)을 낳는다. 동선은 여운상의 후처와 전생에서의 인연이 있어서 여운상의 아들이 되는 것을 꺼렸으나, 상제가 명령한 것이므로 어쩔 수 없이 따른다.
이후 모친 조씨가 일찍 죽고 유씨가 계모로 들어오는데, 유씨는 동선을 미워하여 외가에 보낸 후 자신의 남동생을 시켜 물에 빠뜨려 죽게 한다.
동선은 유주자사 홍대업에게 구원을 받고, 홍대업은 딸 추월과 동선을 혼인시키려 한다. 그러나 홍대업 부부가 갑자기 병들어 죽게 되자, 먼저 삼년상을 치른다. 삼년상이 끝나갈 무렵, 강남 수적 장인걸이 미색을 탐내 추월을 강탈해 간다.
이에 추월이 강물에 투신했다가 아황·여영의 구원을 받아 한 늙은 할미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장인걸이 다시 여운상의 처 유씨를 강탈했으나 호랑이가 유씨를 물고 간다.
그 때 장인걸이 난을 일으킨다. 여운상은 도적에게 사로잡히고 동선은 도사에게 수학한 후 과거에 급제한다. 동선이 장인걸을 진압하는 데 미인계를 쓸 것을 제안하여 익주 명기 설매를 보낸다.
장인걸이 설매에게 깊이 빠져 모사 조천을 죽이고 악양루에서 즐기다가 동선의 공격을 받는다. 장인걸은 자결하고 설매는 지아비를 배반했으니 죽여달라고 청하여 죽게 된다.
동선이 위기에 처한 부친을 구하고 돌아오는 길에 추월을 만난다. 동선이 좌승상이 되고 추월은 정렬부인이 된다. 동선의 청으로 설매의 이름을 충렬문에 올린다. 도사가 유씨를 개과시켜 돌려보내니 가족이 화목해진다. 여운상 부부가 천수를 다하고 죽은 후, 동선은 벼슬을 사직하고 은거하여 남은 생을 한가롭게 보낸다.
동선의 영웅적 행적보다는 설매를 통한 계략이 작품의 흥미를 창출하는 요소이다.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설매가 「춘면곡」·「어부사」·「배따라기」·「우조 영산」 등 우리나라의 노래를 부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정명기(鄭明基)가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