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류나 계통상 같거나 비슷한 맥락에 있는 것들을 늘어놓는 표현법이다. 나열법(羅列法)이라고도 한다. 열거되는 말들은 의미상 연관성을 가져야 하며, 동일한 문장 성분으로 이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나는 산·강·바다·호수·들판 등 우리 국토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의 예를 보면, 열거된 ‘산·강·바다·호수·들판’이 모두 의미상 연관성을 가지면서 동일한 문장 성분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우리 국토의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처럼 열거법의 본질적 기능은 표현하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는 데 있기 때문에 설명문이나 논설문에서 많이 쓰인다.
문학 작품에 쓰일 경우는 글에 형상성, 생동성을 부여하기도 하는데, 그 예로 “모든 수령 도망할제 거동보소. 인궤 잃고 과절 들고, 병수 잃고 송편 들고, 탕건 잃고 용수 쓰고, 갓 잃고 소반 쓰고, 칼집 쥐고 오줌뉘기……” 「춘향전」에서 수령들이 갈팡질팡 도망치는 장면을 형상적으로 묘사하고 있음을 들 수 있다.
또한 시가에서 열거법이 사용되면 율동적인 어조를 조성하여 문장에 힘찬 박력을 부여하기도 한다. 열거법은 의미상 연관만 있으면 뜻이 다른 말도 늘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뜻이 같거나 비슷한 말을 반복해야 하는 반복법과는 구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