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전』은 중국의 여러 문헌에 기재된 역대의 뛰어난 여성들의 행적을 발췌하여 번역한 책이다. 2권 2책의 한글 필사본으로 편찬자와 편찬 연대는 미상이다. 표지의 서명만 한자이고 나머지는 전체가 한글로 되어 있다. 책의 내용은 대상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원래 문헌보다 상당 부분 축약되어 있다. 열전의 삼단구조 중에서 오직 대상 여성 인물의 행적만 기술하고 있다. 신분·가계를 언급하는 서두 부분과 군자와 『시경』의 구절을 내세운 평가 부분이 생략되었다. 이는 역사적인 전의 형태가 무너지고 소설 형태로 넘어가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2권 2책. 한글필사본. 편찬자와 편찬 연대는 미상이다. 표지의 서명 이외에는 전체가 한글로만 되었다.
이 책은 건(乾) · 곤(坤) 두 권으로 이루어졌고, 건권에는 방시여교, 여행, 여훈, 여훈집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방시여교는 총론, 구고(舅姑) · 사부(事夫) · 사제(師弟) · 교자(敎子) · 수절(守節) · 안분(安分) · 경신(敬身) · 근검(勤儉) · 휼하(恤下)의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행은 제목 없이 5장으로, 여훈은 총론 · 사부모 · 봉제사 · 사부 · 화형제 · 동거 · 목족 · 대인 · 노복 · 거처 · 음식 · 잡의 등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훈집은 명나라 세종의 모후인 장성황태후가 편찬한 여훈의 규훈(閨訓) · 수덕(修德) · 수명(受命) · 부부(夫婦) · 효구고(孝舅姑) · 경부(敬夫) · 애첩(愛妾) · 자유(慈幼) · 임자(姙子) · 신정(愼靜) · 절검(節儉)을 축약하여 번역한 것이다.
곤권에 수록된 사람 가운데 『고금열녀전(古今列女傳)』에 나온 후한(後漢)의 화희등황후(和熹鄧皇后)와 명나라 태조의 효자소헌황후(孝慈昭憲皇后)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37명은 모두 한나라 성제 때의 유향(劉向)이 지은 『열녀전(列女傳)』에 나와 있다.
유향의 『열녀전』은 모의(母儀) · 현명(賢明) · 인지(仁智) · 정순(貞順) · 절의(節義) · 변통(辯通) · 얼폐(孼嬖)로 총 7권이다. 후에 속전(續傳) 1권이 첨가되어 총 8권으로 이루어졌다.
『고금열녀전』은 명초 해진(解縉) 등이 유향의 『열녀전』과 『후한서(後漢書)』 이하 역대 사서(史書)의 열전 열녀 조에서 선택한 자료를 기초로 봉찬한 것이다. 영락(永樂) 원년(1403) 9월에 초간되었으며, 상권에는 역대 후비, 중권에는 제후 대부 처, 하권에는 사 서인 처로 분류하여 총 3권이다.
유향의 『열녀전』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연대는 미상이나, 『고금열녀전』은 조선조 태종 4년(1404)에 명나라에서 110부를 받아왔다는 기록이 실록에 나타난다. 필사본 『렬녀젼』 곤권에 수록된 총 39명은 황후 2명, 모의 · 속모의 10명, 현명 · 속현명 7명, 인지 · 속인지 10명, 정순 · 속정순 2명, 속변통 2명, 속절의 6명이다.
이 책은 여인들의 열전이나 얼폐 유형을 삭제하고 모의, 현명, 인지 유형에 편중되어 있다. 모의는 어머니로서 모범을 보여준 여성을, 현명은 주체적인 자세를 갖고 현명하게 남편을 이끌어 가는 여성을 기록한 것이다. 인지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과 정치적 안목으로 지혜롭게 현실 문제를 해결해낸 여성을 기술한 것이다.
이 책 외에 1918년 태화서관에서 간행한 활자본 『렬녀젼』이 있다. 66회로 나누어 총 66명의 뛰어난 여성의 행적을 수록하였다. 그 중 유향의 『열녀전』에 수록된 여성과 동일한 인물은 36명이다.
나머지는 『고금열녀전』 · 『후한서』 이하 역대 사서의 열녀 열전 등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직접 번역한 것이 아니라 여러 교훈서에 언해 수록된 것들을 선택하여 편찬한 것으로 추정된다.
36명은 모의 2명, 현명 8명, 인지 · 속인지 6명, 정순 4명, 절의 6명, 변통 · 속변통 10명으로, 필사본 『열녀전』과 달리 변통에 대한 편찬자의 기호가 드러난다. 이것은 활자본의 편찬자가 단지 고지식하게 예의를 묵수하던 경직된 윤리적 차원의 여인만을 칭송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그는 때에 따라 임기응변할 수 있고, 남편을 바른 길로 이끄는 융통성 있고 지혜로운 여인을 존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번역은 대체로 직역이며, 대상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내용은 상당 부분 축약되어 있다. 열전의 삼단구조에서 신분 · 가계를 언급하는 서두 부분과 군자와 『시경』의 구절을 내세운 평가부분이 생략되고, 오직 대상 인물의 행적만 기술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인 전(傳)의 형태가 무너지고, 소설 형태로 넘어가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필사본과 달리 활자본의 회목(回目)은 초나라 소왕의 부인 정강[楚昭貞姜]을 ‘신을 지켜 물에 빠져 죽다’로, 노나라 추씨의 정결한 부인[魯秋潔婦]을 ‘박정한 지아비를 부끄럽게 하다’와 같이 행적 위주의 표현을 사용하여 소설적 형상화에 근접하는 변모를 보여준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