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할만네’·‘영등할망’이라고도 한다. 음력 2월 초하룻날 제주도에 들어와 바닷가를 돌면서 해녀 채취물의 씨를 뿌려 풍요를 주고 어업과 농업에까지 도움을 준 다음, 2월 25일에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내방신(來訪神)이다.
이 신이 찾아오는 2월을 제주에서는 ‘영등달’이라 부르는데, 이만큼 영등할망은 2월의 내방신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여러 마을에서는 이 신을 위하여 영등굿을 벌인다. 영등할망은 외눈박이섬에서 찾아온다 하기도 하고 강남천자국에서 들어온다 하기도 하며, 제주도에 와서 바닷가를 돌면서 보말(고동의 일종)을 까먹으며 다닌다 하여 2월달에 보말 속이 비는 것은 이 신이 찾아온 증거라 한다.
또 2월에 날씨가 추우면 옷 좋은 영등할망이 왔다 하고, 비가 오면 우장 쓴 영등할망이 왔다고 한다. 그리고 영등할망이 나가기 전에는 배를 타고 나가서는 안 되며 빨래를 해서도 안 된다. 만일 빨래를 하여 풀을 먹이면 집에 구더기가 인다는 전승이 있다.
이 신은 남한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영동신과 동류의 것으로 보인다. 그 명칭은 지역에 따라 영동할만네·영동할맘·영동할마니·영동할마시·영동바람·풍신할만네·영동마고할마니 등 다양한데, 이 신은 2월 1일에 내려오며, 딸을 데리고 오면 바람이 불고 며느리를 데리고 오면 비가 온다고 전승된다.
그리고 거의 풍신(風神)으로 관념되고 있으며 농업·어업에 관련된 신으로 개인의 신앙대상이 되어 있다. 이에 비하면 제주도의 영등할망은 주로 어업의 수호신으로 촌락적 신앙대상이 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