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112구. 작자의 문집인 『인재속집(訒齋續集)』 권8에 가사 「명월음(明月吟)」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제목 ‘용사(龍蛇)’는 각각 임진년과 계사년을 가리킨다.
처음 “내 타신가 뉘타신고/천명(天命)인가 시운(時運)인가·져근덧 사이에/아무란 줄 내 몰래라/백전건곤(百戰乾坤)에/치란(治亂)도 미상(靡常)ᄒᆞ고/남만북적(南蠻北狄)도/녜브터 잇건마ᄂᆞᆫ/참목상심(慘目傷心)이/이대도록 ᄒᆞ돗던가”로 시작하여 급작스럽게 전란을 당한 황황한 마음을 표현하였다.
이어서 임진왜란 초기 각처에서 창의한 의병들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그 충렬을 흠모하고, 이들이 왜적에게 짓밟혀 빼앗겼던 땅을 회복함을 기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꾸밈없는 질박한 어휘로 우국애민의 충정을 곡진하게 잘 표현한 작품이다.
「명월음」이 구름에 가려진 달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심정을 노래한 서정적 작품인 데 반하여, 이 작품은 전란의 와중에서 어지러운 현실을 바라보는 비분강개가 잘 나타나 있다. 박인로(朴仁老)의 여러 가사와 함께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가사라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