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구. 작자는 상해 임시정부의 초대국무령이었던 이상룡(李相龍)의 부인이다. 일제강점기를 맞아 광복운동에 투신한 남편 이상룡을 따라 중국으로 망명했던 의성김씨가 조국에 남아 있는 손녀에게 보낸 편지이다. 모두 318구이며, 4·4조로 되어 있다.
내용은 갑오년 후의 정세와 남편의 충의, 가족의 흩어짐의 슬픔과 조상들의 세업을 잘 지키지 못하고 떠나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 그리고 손녀에 대한 회포를 간곡하게 편지 형식에 담아 술회한 것이다.
이상룡이 “갑오년 이후 십여년을 혼탁세계 보기 싫어 은벽처사 되어서라. 세사가 망창하여” 중국으로 떠나게 되니, 일편단심 소망은 천운이 돌아와서 광복되고 자유 권리를 누리게 되는 것이지만, 금옥같이 키운 손녀를 시집 보내고 다시 못 보는 것이 한이라는 것과 “아프고 박힌 마음 오장육부 다 녹는다.”와 같은 조손간의 이별의 심정을 진작 전하고 싶었지만, 이역에 부친 몸 신편(信便) 얻기가 어려워 마음에만 삭여두었다가 늦게서야 보낸다는 것을 곡진하게 피력하고 있다.
이 가사를 받아본 손녀 고성이씨(固城李氏)가 화답한 360구의 「답사친가」가 있다. 이 두 규방가사는 종래의 계녀가류나 화전가류와는 달리 일제하 지도자층이 독립운동에 투신함으로써 겪는 육친의 이별, 가정생활의 고난 등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