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2책. 필사본. 선본(善本)이며, 간행하기 위하여 누군가가 정리해놓은 듯하나 서문과 발문은 갖추어져 있지 않다. 건(乾)·곤(坤) 2책에 330여수의 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문(文)은 한편도 없다.
작품은 자유분방한 그의 인물됨을 살필 수 있는 것이 많은데, “해질녘 친구 만나/술잔에 꽃잎 떨어지는 곳에서/늦봄을 읊조리니/산속의 메아리 대답하는도다.”라는 시 「우음(遇吟)」에서 느끼듯, 중인신분이었던 그의 신분적 고뇌의 일면이 작품에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또 다른 작품에서 만사는 뜬 구름처럼 허망한 것이라고 술회하였으며, 또 공명을 얻기는 이미 틀려 자기에게 광명은 헛된 것이라고 하였지만, 제2책 곤의 오언장편시 「필운대(弼雲臺)」에서는 호쾌한 남아의 기상을 펴보이고 있다.
이 작품은 여항시인들의 주활동무대인 필운대에서 본 서울의 모습과 주변경관 등을 담고 있다. 그의 시의 대부분은 영물시(詠物詩)이며, 특히 여항의 여러 시인들과 수창한 작품이 다수 있어 당시 여항문학 전개과정의 사정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규장각도서 등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