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0년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45.5㎝, 가로 254㎝. 18세기 전라도 지방에서 대표적 화사(畫師)로 명성을 떨치던 의겸(義謙)이 12명의 화사들과 함께 제작한 불화이다.
상단에는 중앙의 6여래(六如來)를 중심으로 아미타삼존과 인로왕보살·지장보살, 2비구를 대동한 여래 1구를 묘사하였다. 아래에는 시식대(施食臺)와 아귀(餓鬼), 재 의식 장면·풍속 장면·육도 제상(六道諸相)들을 배치하였다.
상단 중앙의 6여래는 구불거리는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를 입고 합장 또는 설법인(說法印)을 하며 정면을 향하여 서 있다. 같은 초본(草本)을 놓고 그린 듯 그 모습이 흡사하다.
오른쪽의 아미타삼존과 2비구를 대동한 여래 역시 협시만 차이가 날 뿐 오른손을 아래로 내려 내영 자세를 취한 모습이 대동소이하여 변화감이 적다. 상단의 천중(天衆)들은 모두 구름 위에 서 있으며 그 아래로 수묵 산수(水墨山水) 기법의 수목(樹木)이 배치되어 천계(天界)와 욕계(欲界)를 구분하고 있다.
아래에는 전체 화면에 비하여 비교적 작은 규모의 시식대가 그려져 있다. 갖은 곡식과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음식을 담은 그릇을 모두 금분으로 채색하여 화려한 느낌을 준다.
시식대 아래에는 한 쌍의 아귀(餓鬼)가 합장 또는 밥그릇을 들고 앉아 있다. 그 옆에 유족들이 재상을 차려 놓고 제사를 지내는 모습과 스님들이 재 의식을 행하는 장면이 보인다.
하단에는 삼삼오오 짝을 지은 인물들이 중앙을 향하여 합장을 하고 있는 모습과 전쟁 장면, 남사당패의 줄타는 모습, 달구지를 끌고 가는 소의 모습, 호환(虎患)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모든 인물들 옆에는 수묵으로 망령(亡靈)들의 모습을 그려 넣은 것이 주목된다. 채색은 적색과 녹색을 위주로 사용하였으나, 호분(湖粉 : 흰 가루)을 섞은 녹색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밝게 보이는 한편 탁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많은 인물들을 표현하였으면서도 공간을 적절히 살려 여유 있는 화면 구성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일부 풍속 장면을 제외한 인물들의 표현이 도식화되어 화면에 생동감을 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