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2책. 목판본. 아들 항(恒)이 편집하여 1646년(인조 24)에 간행하였다. 권두에 정경세(鄭經世)의 서문이, 권말에 항의 발문이 있다. 고려대학교 도서관·규장각 도서 등에 있다.
모두 400여 수의 시가 실렸는데, 의경(意境)과 정의(情意)가 좋고 시어가 난삽함이 없으며 정취가 있다. 송시(宋詩)보다는 성당시(盛唐詩)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산수(山水)·증송별(贈送別)·사찰·고적·계절·기행 등의 시제(試題)가 대부분이며, 절구나 율시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억사제판서(憶舍弟判書)」는 판서로 있는 아우 영경(永慶)을 생각하여 지은 시이며, 이 밖에도 아우의 생일에 쓴 「사제판서생신회우강상인가(舍弟判書生辰會于江上人家)」와 「원성모춘기사제(原城暮春寄舍弟)」가 있다. 저자가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우국충정을 담은 「증청량사(贈請糧使)」 등에는 애조(哀調)가 깃들여 있다.
상주·황주·문경·평양 등 도시와 용문사(龍門寺)·화장사(華藏寺)·반야사(般若寺)·수종사(水鐘寺)·신륵사(神勒寺) 등 사찰을 주제로 한 시가 많은데, 경치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시인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한 작품들이다.
그 밖에 「백수(白首)」·「백두(白頭)」 등 늙음을 노래한 시가 있고, 「황주기첩차임당상공운(黃州妓帖次林塘相公韻)」·「비산정증기(祕山亭贈妓)」 같은 기생(妓生)을 주제로 한 시도 있다.
원래 저자의 시는 이보다 훨씬 많았으나 사람들이 애송하는 것만 간행하였다고 발문에 밝혀져 있다. 이 책은 조선조 한시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