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숙종의 후궁이며 영조의 친어머니인 숙빈 최씨(淑嬪崔氏, 1670~1718)의 신주(神主)를 모신 곳이다. 1725년(영조 1)에 창건되었는데, 당시는 숙빈묘라고 불렀다가 뒤에 육상묘(毓祥廟)라고 고쳐 불렀으며, 1753년에 묘를 승격하여 육상궁으로 고쳤다. 1882년(고종 19)에 화재가 발생하여 건물이 불탄 것을 이듬해에 다시 지었다. 현재의 건물은 이때 지은 것이다.
육상궁은 ‘7궁(七宮)’으로도 불린다. 그것은 1908년에 저경궁(儲慶宮) · 대빈궁(大嬪宮) · 연호궁(延祜宮) · 선희궁(宣禧宮) · 경우궁(景祐宮)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제궁(諸宮)을 육상궁의 경내에 합사(合祀)한 뒤, 1929년에 덕안궁(德安宮)도 옮겨 모셔, 모두 일곱 궁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저경궁은 선조의 후궁이며 추존왕(追尊王) 원종의 생모인 인빈 김씨(仁嬪金氏, 1555∼1613), 대빈궁은 숙종의 후궁이며 경종의 생모인 희빈 장씨(禧嬪張氏, ?∼1701), 연호궁은 영조의 후궁이며 추존왕 진종의 생모인 정빈 이씨(靖嬪李氏, ?∼1721), 선희궁은 역시 영조의 후궁이며 추존 장조의 사친(私親)인 영빈 이씨(暎嬪李氏, 1696∼1764), 경우궁은 정조의 후궁이며 순조의 친어머니인 수빈 박씨(綬嬪朴氏, 1770∼1822), 덕안궁은 고종의 후궁이며 영친왕의 친어머니인 순헌귀비 엄씨(純憲貴妃嚴氏, 1854~1911)의 신위를 모셨다.
현재 육상궁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겹처마 맞배지붕으로 된 묘우(廟宇)를 중심으로 그 앞에 동서각(東西閣)과 배각(拜閣)이 자리하고 있으며, 네모난 담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다. 왼쪽에는 4채의 묘우가 각각 독립하여 서로 붙어 있고, 앞쪽에는 재실(齋室)과 7궁의 정문이 마련되어 있다.
육상궁을 포함한 7궁은 조선 왕실의 여러 후궁 가운데 왕이나 추존된 왕의 생모 신위를 모신 건물인데, 건축 구성이나 세부 형태가 엄숙하면서도 소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