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는 ‘윤대장본풀이’라고 한다.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파평윤씨(坡平尹氏) 집안에 계승되는 수호신의 내력담이다.
이 수호신은 대정현감(大靜縣監)을 지낸 혈연조상이므로 윤대정(尹大靜)이라 일컫는 것이며, 벼슬을 한 조상의 내력담이므로 조상본풀이 중 ‘홍부일월[紅牌日月]’본풀이의 한 가지가 된다. 현재 한편이 채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윤대장은 얼굴과 풍채가 좋으며 활을 잘 쏘고 문필에 능할 뿐 아니라, 재산이 많아 거부로 잘 살았다. 그 뒤 벼슬에 뜻이 있어 과거를 보니 급제하여 대정현감에 임명되었다. 윤대장은 많은 재인·광대 등을 거느리고 제주도로 들어와 제주성 안에서 사흘을 논 뒤 북촌에 와서 줄타기 등의 놀이를 하며 며칠간 잔치를 베풀고 대정현감으로 부임하여 많은 치적을 남겼다.
이처럼 이 본풀이는 사실적인 내력담으로 되어 있다. 심방이 굿을 할 때 즐겁게 놀고 자손들을 수호하여 주십사하고 빌며 조상신을 놀리는 것이다. 이 본풀이는 설화라기보다는 사실담 그대로라는 데 특징이 있으며, ‘조상’이라는 일족수호신이 실제의 조령숭배(祖靈崇拜)에서 이루어졌음을 말하여주는 한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