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변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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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자
개념
한 언어기호와 관련하여 관습적으로 인정된 의미가 다른 것으로 바뀌는 음운현상. 뜻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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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한 언어기호와 관련하여 관습적으로 인정된 의미가 다른 것으로 바뀌는 음운현상. 뜻바꿈.
내용

먼저, 의미변화의 원인은 여러가지로 설명될 수 있겠으나, 다음의 다섯 가지가 의미변화의 주요원인이 된다.

(1) 언어적 요인

한 단어가 다른 특정한 단어와 함께 많은 맥락 속에서 나타나고 그러한 용법이 관습화되어 그 의미가 고정되면, 이른바 기본적 의미 또는 중심적 의미에 변화를 가져오는 수가 있다. 언어적인 의미변화의 요인으로는 전염(傳染)·생략(省略)·절단(切斷)·삭제(削除) 등이 있다.

전염의 예는 ‘별로’가 있는데 ‘별로’는 원래 부정표현, 긍정표현에 모두 사용될 수 있었으나, 부정표현과 주로 사용되면서 ‘별로’ 자체가 부정적 의미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이다.

생략이나 절단, 삭제 등은 언어 생활의 편이를 위해서나 발화에 드는 노력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다. “아침밥 먹었니?”라고 발화할 것을 ‘밥’을 줄여 “아침 먹었니?”라고 한다면 이때 ‘아침’의 의미는 ‘끼니’의 의미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변화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

(2) 역사적 원인

이른바 피지시물, 즉 언어기호가 지시하는 대상과 언어기호와의 관련에서 세 가지 요인이 의미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는 지시대상의 변화이고, 둘째는 지시대상에 대한 지식의 변화이며, 셋째는 지시대상에 대한 감정적 태도의 변화이다. 산업 시대의 ‘자동차’라는 지시물이 나오기 전까지 ‘차’는 ‘수레’의 개념에 가까웠지만, 지금의 ‘차’는 ‘자동차’를 가리키는 것으로 변화하였는데, 이것이 지시대상이 변화하면서 의미변화를 이끌어낸 예이다.

이와 달리 ‘달’은 지시물 자체에는 변화가 없으나, ‘달’에 대한 인간의 지식이 달라지면서 ‘달’의 개념에서는 예전에 가지고 있던 ‘신성성’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는데, 이는 지시대상에 대한 지식의 변화로 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시대상에 대한 감정적 태도의 변화도 지시물 자체의 변화는 없다는 점에서 두 번째와 유사하지만, 지시물에 대해 가지는 사람들의 감정이 변화하였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3) 사회적 원인

한 언어사회가 공유하는 언어형식이라도 특정사회계층에서 다른 계층에서와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 의미의 변화가 나타난다.

‘표리(表裡)’가 궁중에서 ‘의복의 안감’으로 쓰인 것이 그런 예가 된다. 이런 예는 정치·경제·종교·학술 등의 전문용어와 일반용어 사이의 의미의 차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4) 심리적인 원인

사람의 심리작용이 원인이 되어 의미변화를 일으키는 일이 있다. 은유(隱喩)·직유(直喩)와 같은 것은 유사성에 의한 연상작용(聯想作用)에 의한 비유법인데, 이런 경우 의미의 변화가 일어난다.

(5) 기존어(旣存語)의 전용

새로운 사물의 이름이 필요할 때 기호를 신조(新造)하지 않고, 이미 있는 것을 이용하는 일이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의미 하나가 추가되는 일도 있고, 본디부터의 의미는 소멸되고 새로운 의미만 남는 수가 있다. 그 결과 의미변화가 발생한다.

의미변화의 본질면에서 볼 때, 본디부터의 의미와 새로 생긴 의미와의 사이에는 무엇인가 상호관계를 가지게 마련이다. 연상의 관계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연상이론에는 두 가지 구분이 있다.

하나는 의미변화의 현상으로 독립된 개개의 단어와 단어 사이의 연상의 산물이라고 보는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연상의 장(場)의 이론이다. 후자는 구조의미론의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연상은 의미변화의 필요조건이요 원천이다.

의미간의 연상에 의해서, 그리고 명칭(언어기호)간의 연상에 의해서 의미변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교활한 사람을 ‘여우’라 하고, 왕을 ‘대전(大殿)’이라고 하는 것은 각각 유사와 근접에 의한 의미간의 연상에 의한 것이고, 이른바 민간어원(民間語源)은 명칭간의 유사에 의한 연상에 의한 것이다.

다음으로, 의미의 변화는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지만, 그 결과 의미영역(意味領域)의 변화와 의미에 대한 감정적 평가의 변화를 가져온다. 의미의 일반화(확대)와 특수화(축소)는 전자에 속하고, 의미의 향상과 타락은 후자에 속한다.

(1) 의미의 일반화와 특수화

의미의 일반화, 즉 확대는 단어가 보다 넓은 의미영역을 가지게 되는 현상인데, 축소현상만큼 흔하지는 않다.

‘짐’이 ‘등짐’에서 ‘하물(荷物)일반’ 그리고 ‘부담(負擔)’이라는 추상적인 의미로까지 확대되고, ‘꽃’이 ‘아름다운 것 일반’에 적용되고, 나아가서 ‘정화 (精華)’에까지 확대되는 것이 그 예다.

의미의 특수화, 즉 축소는 일반화와 반대의 현상이다. ‘중생(衆生)’은 본디 생물 일반을 지시하던 말인데, 이것이 ‘동물’을 지시하게 되고, 다시 ‘사람’을 지시하는 것으로 축소되었다.

(2) 의미의 향상과 타락

의미 향상은 보다 좋은 의미, 보다 바람직한 의미로의 변화를 말함이다. 아름답지 못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집단의 용어가 일반용어로 편입되는 경우에도 분명히 나타나는데, 은어(隱語)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는 반대로 의미의 타락은 보다 좋은 의미, 보다 바람직한 의미에서 보다 나쁜 것, 보다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변하는 것이다.

내시(內侍)란 본디 고려 때 숙위(宿衛)나 근시(近侍)의 임무를 맡은 관원으로, 재예(才藝)와 용모가 뛰어나고 경문(經文)에 능통한 문신이나 귀한 집 자제로 임명하던 것인데, 고려시대 의종 이후 이 자리를 환관이 많이 차지하게 되어 천시의 대상이 되었고, 조선시대에 와서 ‘내시’는 환관의 별칭이 되고, 현재는 고환이 없는 남자를 지시하게 된 것이 그 예이다.

단어는 대부분 원칙적으로 중립적이며 맥락에 따라 좋은 의미로도 좋지 않은 의미로도 쓰인다. 그런데 이들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로 고정되기도 한다. ‘불선(不善)’은 이론상으로 선도 악도 아닌 것인데, 이 말이 흔히 ‘선’과 대립된 의미로 많이 쓰여서 ‘악(惡)’의 의미로 기울어지게 된 것이 그 예이다.

참고문헌

『국어어휘론』(심재기, 집문당, 1982)
『국어의미론』(이을환·이용주, 수도출판사, 1964:현문사, 1972)
「국어어의변화의 구조적 연구」(심재기,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63)
「국어의미변화고」(이을환, 『국어학』2, 국어학회, 1962)
The Principles of Semantics(Ullmann, S., Basil Blackwell, 1957)
Meaning and Change of Meaning(Stem, G., Gothenburg,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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