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8면. 원제목은 ‘이약이주머니’이다. 1939년 일월출판사(日月出版社)에서 간행했으며, 모두 37편이 수록되어 있다. 내용은 전설과 민담이 주종을 이루며, 제목이 없이 기술되어 있는 점이 체제상의 특징이다.
대략 다음과 같은 화두(話頭)로 시작된다. ‘옛날 천지개벽할 때에’, ‘옛적 어느 산중이 퍽 깁헛는대’, ‘옛적 한 재상이’, ‘옛적 한 사람은’, ‘옛적 서울에 한 재상이’, ‘옛적 시골 선비 한 사람이’, ‘옛적 어떤 인군이’ 등등 ‘옛적’이라는 단어가 37편의 설화 중 33곳이나 나온다.
그 밖에 ‘엇던 사람은’, ‘시골 엇던 양반의 집에’, ‘어느 농촌에 한 사람이’라고 시작되기도 한다. 한 예화(例話)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옛날 천지개벽할 때에 옥황상제가 천하만물의 나를 정하는대 사람의 나는 서른이요 말 나는 서른다섯이요 개 나는 열다섯으로 정하엿습니다. 사람이 생각하니 삼십 년 동안에 무슨 사업을 할 여가가 업고 사람의 나히 말 나보담 다섯 해가 적은 것은 분한 일이라 원통하다고 옥황상제께 고하니 상제가 생각하시더니 너의 말이 그럴듯하다 하시고 말 나는 열다섯으로 주리고 개 나는 홋 다섯으로 주려 두 짐승의 나 삼십년을 사람에게 옴겨주어 합 육십으로 정하엿슴니다.
말과 개는 말을 못하기로 옥황 압헤 불복을 못하야 나히 사람에게 옴겨갓슴니다. 그후에 세상사람들이 삼십까지는 부모의 보호를 바다 생활이 안일하다가 삼십 이후에는 부모는 년노하고 자녀가 점점 번성하니 부담한 책임이 엇더케 중대하고 복잡하엿던지 삼십에서 오십까지 이십년 동안은 말과 갓치 무거운 짐을 실고 주야로 역사하다가 오십이 넘으면 자식이 장성하야 가사도 전가하고 근력이 쇠약하야 활동도 할 수 업슨즉 오십 이후 육십까지 십년 동안은 개와 갓치 집만 직혓담니다.
37편의 설화 외에 근일에 생긴 이야기라며 짤막한 이야기 13화도 싣고 있다. 여기에서는 ‘옛날’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근일에 신문사라는 회사가 설립되야’, ‘근일에 라디오란 물건이 새로 발명되야’, ‘어떤 남자 하나는’, ‘엇던 여자 하나는’, ‘어떤 부자는’, ‘엇던 재상은’ 등등으로 화두를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