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말이라 함은 실제로 발화된 것이거나 또는 글로 표현된 것을 모두 포함하는데, 근자에는 여기에다가 다른 사람이나 자신의 생각, 그리고 판단 내용 등을 인용하는 것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가령 “나는 그가 똑똑하다고 생각하였다.”와 같은 문장에서의 ‘그가 똑똑하다’는 실제로 발화된 것이 아니고, 화자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사고 내용에 지니지 않는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문장은 그 구조면에서 인용문 구조와 동일하므로 인용문에 포함시키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이런 문장을 특히 준인용문(準引用文)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인용문을 인용형식면에서 분류하면 직접인용문과 간접인용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직접인용문
직접인용문은 원화자(源話者)의 말을 있는 그대로 인용, 전달하는 인용문으로서 직접 인용된 말, 곧 피인용문의 앞뒤에는 따옴표를 두고, 인용의 조사로는 ‘라고’나 ‘하고’를 쓴다. 가령 원화자인 ‘철수’가 원청자(源聽者)인 ‘영희’에게 “영수가 똑똑하다.”라고 말하였을 때 이를 인용한 문장은 “철수가 영희에게 ‘영수가 똑똑하다.’라고 말하였다.”와 같은 문장이 된다.
직접인용문에는 다른 사람의 말이나 생각이 아니더라도 소리를 직접인용한 것도 있을 수 있는데, “북소리가 ‘둥둥!’ 하고 울렸다.”와 같은 문장이 그 예이다.
(2) 간접인용문
간접인용문은 원화자의 말이나 생각을 화자 자신의 입장에서 변형시켜 현실의 청자에게 전달하는 문장이다. 간접인용문 구성의 형식적인 특징으로는 우선 직접인용문과는 달리 따옴표를 쓰지 않고 대신 인용의 조사 ‘고’를 붙이는데, 이 이외에도 서법어미·대명사·부사어·높임법 등의 조정 등이 문맥이나 상황에 맞게 이루어진다.
서법어미의 조정부터 살펴보면, 직접인용문의 모든 평서문어미 ‘―다, ―어, ―지, ―(으)오, ―네, ―(으)ㅂ니다’ 등과 모든 감탄문어미 ‘―구나, ―군, ―구료, ―어라’ 등이 평서문어미 ‘―다’로 바뀌는데, 다만 서술어가 서술격조사 ‘이다’에 의하여 이루어져 있을 때에는 ‘―라’로 바뀌게 된다. 한편 평서문 어미 중에서도 약속의 의미를 가지는 ‘―(으)마, ―(으)ㅁ세’ 등은 ‘―(으)마’로 바뀌게 된다.
또한 모든 의문문 어미 ‘―(으)냐, ―니, ―(은)가, ―나, ―(으)ㅂ니까’ 등등은 ‘―(으)냐’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명령문 어미 ‘―어, ―지, ―어라, ―십시오’ 등은 ‘―(으)라’로, 청유형 어미 ‘―자, ―(으)ㅂ시오, ―어, ―지’ 등은 ‘―자’로 통일된다. 이러한 서법어미의 변화를 보여주는 한 예로는 “철수가 ‘날씨가 매우 덥구나.’라고 말하였다.”와 같은 직접인용문이 “철수가 날씨가 매우 덥다고 말하였다.”와 같은 간접인용문으로 변한 문장을 들 수 있다.
간접인용문은 또한 대명사를 문맥에 맞게 조정하게 되는데, 인용문의 주어가 1인칭이면 3인칭대명사나 재귀대명사로 바뀌거나 혹은 생략되며, 피인용문의 주어가 3인칭이고 피인용문의 주어가 2인칭이면 원청자에 해당하는 인물의 성격에 따라 3인칭이나 1인칭으로 바뀌게 된다.
이 밖에 지시관형사 ‘이·그·저’ 등이 포함된 구성이나 단어, 그리고 시간 및 장소 부사 등과 같이 상황지시적인(deitio) 성격을 가지는 구성이나 단어가 피인용문에 있을 경우는 현재 발화되는 상황의 성격에 따라 적절히 조정된다.
이러한 대명사의 적절한 조정의 한 예로 “철수가 어제 ‘나는 내일 여기에 다시 올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와 같은 직접인용문이 “철수가 어제 자기는 오늘 거기에 다시 갈 것이라고 말하였다.”와 같은 간접인용문으로 박귄 문장을 들 수 있다.
이 예는 또한 ‘가다, 오다’ 등과 같은 이동동사도 상황지시적인 성격을 가질 경우는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정됨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둘 사항은 요청을 뜻하는 ‘주다’ 동사는 간접인용문에서 ‘달라’로 바뀐다는 것이다(철수는 숙부께 “편지를 꼭 보내주세요.”라고 부탁하였다. →철수는 숙부께 편지를 꼭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다.).
높임법, 곧 경어법도 간접인용문에서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상대높임(청자경어법)은 모든 등급이 없어져 모두 해라체가 되고, 주체높임이나 객체높임은 상황에 따라 조정된다. 이러한 높임법의 조정의 예로는 “영희가 선생님께 ‘내일 어디 가실 것입니까?’라고 물어보았다.”와 같은 직접인용문이 “영희가 선생님께 내일 어디 가실 것이냐고 물어보았다.”와 같은 간접인용문으로 바뀐 문장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상대높임법의 등급이 간접인용에서 모두 해라체가 되는 현상은 곧 앞서 지적하였던 서법어미가 하나로 통일, 조정되는 현상과 상통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피인용문을 안을 수 있는 동사, 곧 인용문의 주절동사인 인용동사는 ‘말하다, 명령하다, 묻다, 제안하다, 여쭙다’ 등과 같이 남의 말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인용하는 데 쓰이는 동사와 ‘생각하다, 판단하다, 결심하다, 믿다, 추측하다’ 등과 같이 남의 생각이나 판단 내용 등을 따오는 데 쓰이는 동사들로 제약된다.
이상의 인용동사는 거의 모두 ‘하다’로 대신 쓰일 수 있는데, 이 인용동사 ‘하다’로 이루어진 인용문 형식 ‘―고 하다’에서의 ‘―고 하’가 생략되어 “철수가 집에 간다(고 하)더라.”에서와 같은 축약형이 널리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