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 소리를 통하여 감각기관과 마음의 상관관계를 설명한 글이다. 『연암집(燕巖集)』 권14 『열하일기』의 「산장잡기(山莊雜記)」에 수록되어 있다.
시내가 산과 산 사이로 흘러나와 급한 경사와 바위 등의 굴곡에 의하여 부딪힌 물결이 울부짖는 듯하게 들리기도 하고 전차 만대가 굴러가는 것처럼 큰소리를 낸다. 사람들은 이것을 설명하여 이곳이 옛날의 전쟁터였기 때문에 그런 소리가 난다고 한다. 그러나 소리는 듣기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들을 수 있다. 자신이 옛날에 산속의 집에 누워 있자니 마음이 슬플 때, 기쁠 때, 화가 날 때 들려오는 소리가 모두 달랐다고 하였다.
사람들이 장마 진 요하(遼河)를 건널 때에 기도하듯이 하늘을 쳐다보고 건너는 것은 물을 보면 어지러워 굴러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은 요하가 물소리가 나지 않는 것은 요하가 평야에 위치하여 있기 때문이라 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낮에만 건너므로 눈에 보이는 거친 파도 때문에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밤에 요하를 건너면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은 눈에 거친 파도가 보이지 않아 귀로 위협적인 소리만 듣기 때문이다. 낮에도 삐끗하면 물로 굴러 떨어질 위태로운 자세로 강을 건너니, 위태로운 상황에 긴장하기 때문에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자주 그 강을 건너다니니 익숙하여져서 강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져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우리의 감관은 외물에 의하여 지배적 영향을 받게 되며, 이러한 상태에서는 사물의 정확한 실체를 살필 수가 없다. 이러한 인식의 허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감관과 그것에 의하여 움직이는 감정과 절연된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 「일야구도하기」의 요지이다.
박지원은 시내를 건너며 귀에 들려오는 물소리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인지하고, 이를 통하여 인식의 허실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사물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 도달하는 방법은 외계의 영향을 배제한 순수한 이성적 판단에 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끝에서는 인생은 시내를 건너는 것보다 더 크고, 더 험한 강을 건너가는 것과 같으므로, 자신의 몸을 닦고 자신의 총명함에 의거하여야 한다고 하여, 이러한 감정을 배제한 이성적인 인식을 궁극적으로는 삶을 영위하는 데까지 확충하여 이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