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맞이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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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무당굿에서 일월신을 모시는 굿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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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제주도 무당굿에서 일월신을 모시는 굿거리.
내용

일월신을 ‘천신일월님’이라 부르는 것으로 보아 하늘의 해와 달의 신을 맞아들여 소원을 비는 굿임을 알 수 있다. 불도맞이·초공맞이·이공맞이·삼공맞이·시왕맞이 등 다른 맞이굿의 대상신은 본풀이가 있어 그 신의 내력과 직능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지만, 일월신에 대하여서는 본풀이가 없기 때문에 그것을 알 수 없다. 단지 해와 달의 신임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일월맞이는 종합제라 할 수 있는 큰굿의 한 제차(祭次)로 행하는 경우와, 일월신을 주대상으로 하는 일월맞이만을 중심제차로 하는 작은굿[單獨祭] 형식으로 행하는 경우가 있다. 어느 경우든 그 소제차(小祭次) 구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일월맞이를 하는 주된 동기와 목적은 기복과 치병에 있다. 본풀이가 없어 이 신의 성격과 직능을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일월신만을 주대상으로 하는 단독제로서의 일월맞이가 중한 병을 고치려 할 때, 또는 한 집안의 수호신인 ‘조상신’을 모시는 굿을 할 때 행하는 것을 보아 알 수 있다. ‘조상신’을 모시는 굿은 집안에 우환이 없을 경우라도 매년 또는 몇 년에 한번씩 기복을 위하여 행한다.

일월맞이굿의 구성과 내용은 제주도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그 큰 차이는 일월신이 오시는 길을 치워 닦는 ‘질치기’를 하는 곳과 안 하는 곳의 차이다. 맞이굿의 기본적인 형식이 신이 오시는 길을 치우고 닦아 맞이하는 데에 있으므로 ‘질치기’를 하는 것이 전형적이다.

큰굿에서는 초감제·초신맞이·초상계·추물공연·석살림·보세감상·불도맞이의 순서로 한 다음 일월맞이로 들어간다. 작은굿에서는 초감제·추물공연·석살림(석살림까지를 넓은 의미의 초감제라 하기도 한다. )이 끝나면 직접 일월맞이로 들어간다. 어느 경우든 일월맞이를 하려면 마당에 일월맞이 제상을 차려야 한다.

제상에는 메 세 그릇, 떡(시루떡·돌래떡) 세 접시, 과일·달걀·채소 등 각 세 접시, 이밖에 쌀·술·실·찬물·돈 등이 진설된다. 제상 앞에는 신을 청하여들일 때 쓰는 대령상, 폐백을 올려 신에게 바치는 보답상, 무조신(巫祖神)을 모셔 앉히는 공시상 등이 놓인다.

상의 진설이 끝나면 제상 앞쪽의 왼편에 소미[小巫]들이 앉아 악기를 치고, 수심방이 정장하여 제상 앞에 서서 노래와 춤으로 굿을 시작한다. 먼저 천지개벽으로부터 지리·역사적 설명을 하는 ‘배포·도업침’을 노래하고, 그것을 좁혀 들어가서 굿하는 날짜와 장소를 설명하여 올리는 ‘날과 국섬김’을 노래하고, 이어서 굿을 하는 사유를 고하는 ‘집안연유닦음’으로 들어간다.

굿하는 사유의 창이 끝나면 신을 청하여 모셔야 할 차례이므로 천신일월님이 하강하시기를 빌고, 오실 길을 치워 닦는 ‘질치기’로 들어간다. ‘집안연유닦음’까지는 굿의 벽두에 하는 초감제와 똑같은 것의 되풀이인데, 이 ‘질치기’부터는 맞이굿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질치기’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① 일월길 돌아봄 : “천신일월님이 오시는 길이 어찌되었는지 모른다. 그 길을 돌아보자.”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고 길을 돌아보는 시늉의 춤을 춘다.

② “길을 돌아보니 참 초목이 탱천(撐天:공중에 높이 솟아서 하늘을 찌를 듯한)한 길이라 천신일월님이 올 수가 없다. 언월도(偃月刀)로 베어버리자.”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고 신칼을 들고 베는 시늉의 춤을 춘다.

③ “동서로 베고 보니, 이도 못쓰겠다. 작대기로 치우자.”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고, 막대기를 들고 치우는 시늉의 춤을 춘다.

④ “동서로 치우고 보니 그루터기가 날카로워 신이 오시는데 발이 상할듯하다. 따비로 파버리자.”는 노래를 부르고, 막대기를 따비 삼아 파는 시늉의 춤을 춘다.

⑤ “그루터기를 파고 보니, 지면이 고르지 못하여 못쓰겠다. 발로 밟아 고르자.”는 노래를 부르고, 발로 밟아 고르는 시늉의 춤을 춘다.

⑥ “발로 밟아 골랐더니, 크고 작은 돌멩이가 구른다. 돌멩이를 삼태기로 치우자.”는 노래를 부르고, 돌멩이나 과일 따위를 몇 개 굴린다.

⑦ “돌멩이를 치우고 보니, 길이 울퉁불퉁하다. 떡미레로 평평하게 고르자.”는 노래를 부르고, 밀어 고르는 시늉의 춤을 춘다.

⑧ “평평하게 고르고 보니, 먼지가 많이 나서 못쓰겠다. 이슬다리를 놓자.”는 노래를 부르고, 물을 뿌리는 격으로 술을 물어 뿜는다.

⑨ “이슬다리를 놓고 보니, 물을 뿌리는 데는 너무 많이 뿌려 미끄러워 못쓰겠다. 마른 다리를 놓자.”는 노래를 부르고, 띠를 자잘하게 끊어 조금 뿌린다.

⑩ “띠로 다리를 놓았더니, 밟으면 바삭거리는 소리가 나고 거창하여 못쓰겠다. 띠 밭에 나비다리도 놓자.”는 노래를 하고, 자잘하게 끊은 종이조각을 나비 날리듯 뿌린다.

⑪ “나비다리 놓았으니, 이제는 일광다리 월광다리도 놓자.”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고, 긴 무명을 깔아놓는다(예전에는 무명 대신 이엉을 깔았다 함).

⑫ “일광다리 월광다리를 놓고 보니, 네 귀가 바르지 못하다. 가위로 끊어 올리자.”는 노래를 하고, 신칼을 교차시켜 들고 춤을 춘다.

⑬ “네 귀를 끊어 올렸더니, 올 구멍이 솜솜이 나서 좋지 않다. 쌀로써 올 구멍을 메우자.”는 노래를 부르고, 쌀을 조금씩 뿌리며 춤을 춘다.

⑭ “올 구멍을 메우고 보니, 눈 쌓인 길처럼 밟으면 무두둑 무두둑 소리가 나서 좋지 않다. 시루떡다리도 놓자.”는 노래를 부르고, 시루떡가루를 조금 뿌린다.

⑮ “시루떡다리를 놓았더니 익은 음식의 다리라 귀신도 달라, 생인도 달라 해서 이도 못쓰겠다. 와랑치랑 소리내며 닫는 말방울다리도 놓으러 가자.”는 노래를 부르고, 요령을 흔들어 소리내며 돌아다닌다. 이와 같은 과정으로 길을 치워 닦고, 다음은 ‘군문열림’을 한다.

‘군문열림’이란 신이 오시는 데의 신문(神門)을 여는 과정으로 심방이 ‘군문’을 여는 노래와 격렬한 회전과 도약의 춤으로써 집행한다. 이 춤을 도랑춤이라 한다. ‘군문열림’을 하면 문이 잘 열려 신이 즐겁게 오는지의 여부를 점쳐 ‘분부사룀’을 한다. ‘분부사룀’이란 신의 의사를 대변하여 제주에게 전달함을 뜻한다.

다음은 신을 제상에 청하여 앉히는 순서이다. 심방이 노래와 춤으로써 청하여 앉히는데, 이를 ‘신청궤’라 한다. ‘신청궤’가 끝나면 제주와 가족들에게 폐백을 헌상하여 배례를 하게 한 다음, ‘추물공연’을 한다. ‘추물공연’이란 제상에 올린 여러 가지 음식을 잡수시도록 신에게 권하고 소원을 비는 과정이다.

그 다음은 ‘수룩침’이다. ‘수룩침’이란 심방이 마치 중의 복장을 하듯이 치마를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겨드랑이에 걸쳐 매고, 제주에게서 시주(쌀)를 받아다 제상에 올린 다음, 바라를 치며 소원을 비는 과정이다. ‘수룩침’이 끝나면 다음은 ‘상단숙여 소지사름’ 과정이다.

상단숙인다 함은 굿이 끝나 감을 신에게 고하는 과정을 말하고, 소지사른다 함은 제주나 가족이 소지를 살라 올리고 심방이 축원을 올려주는 것을 말한다. 이상으로써 일월맞이의 중심제차는 일단 끝이 난다.

큰굿에서의 일월맞이는 이상으로 끝나고 마당의 일월맞이상을 철상(撤床 : 제상을 거두어 치움)함과 동시에 마당의 제상에 모셨던 일월신을 집안의 사당클[基本祭床]로 모셔들여 앉히는 ‘메어듬’을 하고, 신을 즐겁게 놀리는 ‘석살림’을 하여 다음의 개별의례로 넘어간다. 작은굿, 곧 단독제로서의 일월맞이의 경우는 ‘상단숙여 소지사름’이 끝나면 ‘석살림’을 하여 신을 즐겁게 놀리고, 길흉을 점쳐서 분부사룀을 하고 끝을 맺는다.

작은굿의 경우, 이것으로 일월맞이의 본제의는 끝이 난 것이지만, 부수적인 제의가 뒤에 이어진다. 그 주된 것은 푸다시·액막이·조상놀림·각도비념 등이다. 푸다시는 신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굿인 경우 범접한 잡귀를 쫓기 위하여 하며, 액막이는 집안의 액을 막기 위하여 필수적으로 하게 마련이다.

조상놀림은 그 집안의 수호신인 조상신이 있을 경우, 그 조상신을 즐겁게 놀려 복을 내려주게 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며, 각도비념은 집안의 여러 곳을 지키는 신들을 대접하고 비는 것이니, 집에서 하는 굿에는 어떤 굿에나 부수적으로 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부수적인 제차를 거친 다음, 마지막에 신을 보내는 ‘도진’을 하여 굿은 모두 끝이 난다.

참고문헌

『제주도무속자료사전』(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집필자
현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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