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말한다. 일진은 음양오행설에 따라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흉한 것을 피하고 길한 것을 택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달한 것이다. 우주생성의 원리를 태극에 두고, 태극에서 음과 양으로 분리하고 그것을 다시 금 · 목 · 수 · 화 · 토의 다섯 가지의 원소로 구분하였다.
이 오행이 하늘에는 갑 · 을 · 병 · 정 · 무 · 기 · 경 · 신 · 임 · 계의 십간이 되고 땅에서는 자 · 축 · 인 · 묘 · 진 · 사 · 오 · 미 · 신 · 유 · 술 · 해의 십이지가 된다고 하여 십간과 십이지를 순차적으로 맞추어 가면 60개의 간지가 되는데 이것을 60갑자라 한다.
일진은 이 60갑자를 그날 그날에 분속(分屬)시키고 그 일진의 변화에 따라 길흉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상세히 구분하면 일진은 일과 진을 합친 것으로 그날의 천간을 일이라 하고 그날의 지지를 진이라 한다. 이 일진은 오래전부터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러므로 일진은 곧 길흉과 통한다. 어떠한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일진부터 보아야 한다는 것이 통념으로 되어 있다. 일진으로 길흉을 결정하는 일을 택일(擇日)이라고 하며 일진이 좋은 날을 가린다는 뜻이다. 또한, 이 일진은 일을 하려는 사람의 연령과 깊은 관계가 있다.
좋은 날을 가리기 위해서는 우선 생기(生氣)와 맞는 날을 가려야 하는데, 기본적인 것으로 생기 · 천의(天醫) · 절체(絶體) · 유혼(遊魂) · 화해(禍害) · 복덕(福德) · 절명(絶命) · 귀혼(歸魂)의 여덟 가지가 있다.
이 중 생기 · 천의 · 복덕은 최상의 길일이고 절명과 화해는 흉일이므로 쓸 수가 없다. 그 밖에 절체 · 유혼 · 귀혼은 평길로 무방하다. 이 생기 · 복덕은 남자와 여자에 따라 다르고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일진을 보고 정하던 일로는 혼인(婚姻) · 출행(出行) · 이사(移徙) · 행선(行船) · 고사(告祀) · 기복(祈福) · 동토(動土) · 상량(上樑) · 개옥(蓋屋) · 수조(修造) · 개기(開基) · 진인구(進人口) · 입학(入學) · 구의(求醫) · 요병(療病) · 연회(宴會) · 재의(裁衣) · 개점(開店) · 입권(立券) · 교역(交易) · 조장(造醬) · 성복(成服) · 안장(安葬) 등 다양하다.
일진에 길신이 겹치면 길하고 흉신이 있으면 흉하다. 널리 이용되고 있는 길신으로는 희신(喜神) · 천록(天祿) · 암록(暗祿) · 문성(文星) · 천은(天恩) · 복성귀인(福星貴人) · 천관귀인(天官貴人) · 천덕(天德) · 월덕(月德) · 세덕(歲德) · 용덕(龍德) · 천희(天喜) · 생기 · 천부(天富) · 복덕 · 역마(驛馬) · 천마(天馬) 등과 삼합(三合) · 육합(六合) · 생(生) · 왕(旺) 등이 있다.
또한, 흉신에는 천구(天狗) · 상문(喪門) · 멸문(滅門) · 사신(死神) · 사살(死煞) · 염대(厭對) · 조객(弔客) · 천화(天火) · 겁살(劫煞) · 대패(大敗) · 상거(喪車) · 월염(月厭) · 병부(病符) · 오귀(五鬼) · 왕망(往亡) · 천귀(天鬼)와 묘(墓) · 형(刑) · 충(沖) · 파(破) · 해(害)가 있어 피하여야 길하다고 한다.
인류문명이 지극히 발달된 오늘에도 일진을 보아서 좋은 날을 가려야 한다는 생각은 지배적이다. 그러한 사고가 많이 감소되어 개의하지 아니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이사를 하는데 손〔白虎煞〕이 없는 날인 아흐렛날과 열흘날에 이사하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고, 이것도 음력이 양력으로 변해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