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지갈문왕(徙夫知葛文王·徙夫智葛文王)이라고도 한다. 성은 김씨(金氏). 사탁부(沙啄部) 출신. 신라 제23대 법흥왕의 동생이며, 제24대 진흥왕의 아버지이다. 부인은 법흥왕의 딸인 지소부인 김씨(只召夫人金氏)이다. 법흥왕의 동생으로서 법흥왕에 의하여 갈문왕이 되었다고 믿어진다.
이것은 신라가 눌지마립간 이후 김씨왕권의 부자상속제가 확립되어 왕위계승권자의 지위에서 밀려난 왕제(王弟)가 독립된 가계의 시조 또는 장(長)으로서 갈문왕에 책봉되었다는 사실을 말하여준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있는 천전리서석(川前里書石)의 명문내용이 입종갈문왕과 관련이 있다.
즉, 525년(법흥왕 12)에 입종갈문왕은 지소부인(천전리서석에는 只須尸兮妃)과 혼인하였는데, 그 해 가신적 성격(家臣的性格)을 가진 세력집단을 거느리고 천전리에 와서 이 암벽에 그의 행차를 기념하는 기록을 새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539년에 진흥왕이 즉위하자, 진흥왕은 아버지 입종갈문왕을 추모하여 다시 그곳을 찾아 글씨를 새긴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울주 천전리서석의 명문은 입종갈문왕계라는 새로이 분화된 가계가 어떻게 성장, 발전해 나갔는가 하는 것과 그 권력의 구조를 보여 주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1988년에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면 봉평리에서 발견된 울진봉평신라비(蔚珍鳳坪新羅碑)에도 사부지갈문왕의 명칭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