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및, 또(는), 혹은’ 등과 같이 나열의 기능을 하는 것, ‘그러니, 그래서, 그러면, 따라서’ 등과 같이 문장을 순접(順接)하는 것, ‘그러나, 그런데, 하지만’ 등과 같이 역접(逆接)하는 것이 있다.
접속사는 자립어로서 관형사나 부사처럼 격변화나 활용을 하지 않는 불변어(활용을 하지 않는 단어)이다. 그러한 점에서 관형사나 부사와 같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처럼, 이같이, 뿐 아니라’ 등을 접속사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이 접속사를 한 품사로 보지 않고 부사 속에 넣어 문장부사로 처리하는 문법서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최현배(崔鉉培)의 ≪우리말본≫이다. 이 책에서는, 일반부사는 앞의 말을 뒤에 접속하는 기능이 없이 다만 뒤의 말을 꾸미는 일만 하지만, 문장부사는 앞의 말을 이어받는 일과 뒤의 말을 꾸미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한편, 이들을 접속사로 세우는 이희승(李熙昇)은 ≪새고등문법≫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부사는 그 다음에 있는 용언이나 또는 다른 부사만을 한정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접속사는 그 다음에 오는 글월 전체를 한정한다.
그리고 부사는 그 위의 뜻을 받아서 다음에 오는 말과 이어주는 구실을 하지 않지만, 접속사는 반드시 그 위에 있는 단어나 완결 또는 완결되지 못한 글월의 뜻을 받아서, 그 다음에 오는 단어나 글월과 연결하여 준다. 그러므로 접속사가 따로 한 품사로 설정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접속사를 문장부사로 처리할 경우에 ‘및, 혹은’과 같이 단어를 접속할 때 쓰이는 말에도 부사의 자격을 줄 수가 있겠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또, 문장의 성분으로 보아 접속사는 독립어가 되는데, 이것을 부사로 처리하면 부사가 한편으로는 부사어가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독립어가 되어 불변어가 두가지 문장성분이 되는 결과가 생기게 된다.
그러나 접속사가 그뒤에 오는 말에 어떠한 제약을 가하기도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내일 아침 일찍 오너라.”라는 문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는 그뒤에 명령형이나 청유형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은 접속사에 부사적 성질이 있음을 말하여 주는 것이다. 접속사를 독립된 품사로 세우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실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1963년에 제정된 문교부의 <학교문법통일안>에는 접속사가 품사로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그뒤의 고등학교 문법교과서에서는 접속사가 나타나지 않는다. 분석적 체계의 문법에서는 접속조사 ‘와·과, 하고’ 등과 접속어미인 ‘―고, ―며, ―니까, ―아서’ 등을 접속사 또는 이음씨라고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김윤경(金允經)의 ≪고등나라말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