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9.4㎝, 입지름 35.8㎝, 밑지름 13㎝.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유색(釉色)이 청록색에 가까운 분청사기이다. 구연부(口緣部)에 쓰인 명문을 보면 “正統五年庚申十一月一日母女作(정통오년경신십일월일일모녀작)”으로 시작되고 있어서 이 반(盤)의 제작연대가 1440년(세종 22)임을 알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역사적 자료이다. 턱이 비교적 넓은 반으로 명문 내용을 통해 보면 묘지(墓誌)임을 알 수 있다.
턱의 끝부분은 위쪽을 향하여 살짝 올라갔으며 가장자리에는 두 줄의 선을 둘렀다. 반의 가운데 부분은 우묵하고 넓적한데, 그 중앙에 면상감기법(面象嵌技法)으로 백색의 화문(花文)을 그려넣었다. 그 둘레에 두 줄의 원을 만들고 그 원에서부터 일정한 간격으로 세 갈래의 가지가 뻗어나가면서 바닥의 넓적한 부분을 자연스럽게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그 사이사이에 물고기 세 마리가 같은 방향으로 배치되었다. 물고기의 윤곽과 비늘 등은 백토(白土)를 감입하여 흰색으로 나타냈고, 눈 부분만 철화안료를 써서 검게 나타냈다.
물고기무늬의 바깥쪽에서부터 구연부의 흑상감(黑象嵌) 명문대(銘文帶)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에는 흰 글씨로 문장을 새겨넣었으나 그 내용을 알아보기는 어렵다.
반을 묘지로 이용한 경우는 조선 후기에 많이 보이지만, 이 묘지와 같은 초기의 예는 드물다. 이 반의 문양과 유사한 것으로는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의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보안면 우동리 출토 편병조각을 들 수 있어서, 우동리에서 출토된 분청사기 도편들의 제작시기 추정을 뒷받침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