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여속고 ()

민속·인류
문헌
이능화가 지은 한국여성사 관련 저서.
문헌/도서
간행 시기
1927년
저자
이능화
책수
1책
출판사
한남서림 · 동양서원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조선여속고』는 이능화(李能和)가 지은 한국 여성사 관련 저서이다. 한남서림(翰南書林)과 동양서원이 공동으로 1927년 6월에 발행하였다. 이 책은 전체 26장으로 나누어 혼인, 산육속, 여성의 명칭과 지위 · 복식, 여성 관련 세시풍속, 여성의 노동, 여성의 문학, 효녀와 효부 및 열녀, 여성 교육에 대해 살피고 있다. 이 책은 한문으로 쓰여 있으며, 관련 사료를 충실히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자료집으로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또한 한국 여성사를 다룬 선구적 업적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정의
이능화가 지은 한국여성사 관련 저서.
저자

이능화는 충청도 괴산 출생으로 1889년에 상경하여 선진 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신념에서 영어, 불어, 일어 등의 외국어 공부에 전념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성외국어학교의 학감을 역임하는 등 외국어 교육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나라가 일제에 강점되면서부터 활동의 영역을 바꾸어 불교 진흥 운동과 종교 · 민속을 비롯한 한국 문화 연구에 매진하여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그중 하나가 여성사 분야이며, 그 결과물이 1927년에 발행된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6월)와 『조선해어화사(朝鮮解語花史)』(10월)이다. 이능화는 1922년 조선총독부 산하의 조선사 편수회에 위원으로 참여했던 일로 말미암아 친일파로 매도되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다양한 사료를 섭렵할 수 있어 저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지적 사항

『조선여속고』는 1927년 6월에 한남서림(翰南書林)과 동양서원에서 공동으로 발행하였다. 서문을 병인년 유하(榴夏)의 상한(上澣), 즉 1926년 5월 상순에 썼다고 하는데, 서문은 보통 원고가 완성된 후 작성하는 것인바, 『조선여속고』의 완성은 1926년 5월 이전이며, 출판은 그로부터 약 1년 후에 실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제본은 종이를 반으로 접어서 실로 묶은 선장본(線裝本)의 형식으로 했으며, 크기는 A5판, 분량은 서문 1장, 목록이 4장, 본문 177장(쪽수로는 354쪽)이다. 속표지의 제자(題字)는 당시 대표적 서예가인 위창(韋滄) 오세창(吳世昌, 1864~1953)의 글씨로 되어 있다.

구성과 내용

『조선여속고』는 일본 서적을 인용할 때 일어 원문을 그대로 인용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한문에 현토(懸吐)를 한 형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능화가 1918년에 펴낸 『조선불교통사』가 순 한문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서술 방식은 독자의 가독성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여속고』는 서문과, 26장으로 된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에는 집필 동기가 언급되어 있는데, 이에 의하면 미국 출신으로 중국에서 활약한 감리교 선교사 알렌(Young John Allen, 중국명 林樂知, 1836~1907)이 1903년에 『전지오대주여속통고(全地五大洲女俗通考)』를 펴내면서 세계 여성사를 서술했는데 한국의 유풍여속에 대해서 “어린애의 울음을 멈추려고 고양이가 온다고 어른다(止兒啼 嚇之云 猫來).”라는 내용으로만 언급하여 소홀히 취급된 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그 책임은 인구의 절반이나 되는 여성의 역사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우리에게 있다는 반성에서 이능화는 10여 년 전부터 집필을 준비했다고 했다.

본문에서는 상고시대부터 근대까지의 한국 여성사를 살폈는데, 그 내용은 혼인, 산육속, 여성의 명칭과 지위, 복식, 세시풍속과 같은 연중행사, 여성의 노동, 여성 문학, 효녀와 효부 및 열녀, 여성 교육 등에 걸쳐 있다. 그러나 주제에 따라 서술의 비중에 차이가 있는데, 이 중 16장에 이르는,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언급한 것은 혼인 부분으로, 여기서 역대 혼인의 변천과, 신분에 따른 혼인의 차이부터 혼례식, 혼인 연령, 이혼, 축첩, 투기 등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이 취급되고 있다. 또 여성 문학의 경우, 기생의 비중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이것은 이 부분을 자매 저서인 『조선해어화사』에 할애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각 장은 관련 자료의 원문 제시가 중심이고, 장의 시작이나 끝에 “이능화가 말한다[李能和曰].”라는 부분을 두어 해당 주제에 대한 총괄적 설명, 저자의 견해 또는 견문을 덧붙이고 있으며, 본문 중간중간에 관련 사진 11매를 수록하였다. 인용된 서적은 120여 종이 넘는데, 그 가운데에는 중국이나 일본의 서적뿐만 아니라 서양 서적까지 포함되어 있어, 기초 자료 수집을 폭넓게 진행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의의 및 평가

『조선여속고』는 기본적으로 관련 사료를 충실히 제시함으로써 사실의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책 이름에 고찰한다는 의미의 ‘고(考)’자가 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에 대한 고증은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 여성사 체계의 재구성이나 동태적인 파악 역시 부족하다. 이런 의미에서 『조선여속고』는 연구서라기보다 자료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또 한문으로 저술된 탓에 근대적 연구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여속고』의 가치를 부인할 수 없다. 첫째, 여성의 역할이 가정이나 산업 부분에서 대단히 컸음을 지적하면서, 그간 남성의 그늘에 가려 간과되었던 여성의 역사를 처음 본격적으로 거론하여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개척적 의미가 있다. 둘째, 여러 문헌에 흩어져 있던 여성 관련 사료를 모았다는 점에서 자료집으로서의 가치가 크다. 셋째,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아야 문제 해결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조선여속고』는 향후 한국 여성사 연구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넷째, 한국 여성사를 보는 기본적인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조선여속고』에서는 한국 여성사를 다음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본다. 고려까지 여성은 비교적 자유스러웠지만, 조선시대로 오면서 축첩 제도나 재가 금지법 같은 비인도적인 법에 시달리고 그 위상마저 현저하게 추락되었는데, 그 원인은 유교라는 것이다. 이능화에게 자극을 주었던 알렌이 『전지오대주여속통고』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문명의 척도이며 여성 해방 없이는 사회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봉건적 여성관에 대한, 이능화의 문제의식이나 비판 의식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최초의 한국 여성사 저술이라는 점에서 『조선여속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이능화, 『朝鮮女俗考』(한남서림·동양서원, 1927)
이능화, 『朝鮮解語花史』(한남서림·동양서원, 1927)
이능화, 「牧牛歌」, 『朝鮮佛敎通史』 下(新文館, 1918)

단행본

이능화·김상억 역, 『조선여속고』(대양서적, 1978)
이능화·이재곤 역, 『조선여속고』(동문선, 2009)
이능화, 『역주 조선불교통사』 6(동국대학교출판부, 2010)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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