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천만록(竹泉漫錄)’ 또는 ‘죽천한화(竹泉閑話)’라고도 하는데, 이는 저자의 호인 죽천(竹泉)에서 따온 것이다.
이 책의 이름은 이본에 따라 일정하지 않아, 『연려실기술』 별집 야사 목록 및 『대동야승』(권70), 『설해(說海)』(제91책) 등에는 ‘죽창한화[竹窓閒(閑)話]’로 되어 있는 데 비해, 『국조인물지(國朝人物志)』 인용서목에는 ‘죽천만록(竹泉漫錄)’ 또는 ‘죽창잡화(竹窓雜話)’로 나타나고, 『아주잡록(鵝洲雜錄)』 소수본에는 ‘죽천한화(竹泉閑話)’로, 『광사(廣史)』(제8집)·『총사(叢史)』(제18책) 소수본에는 ‘죽천한설(竹泉閒說)’로 되어 있다.
마에마(前間恭作)의 『고선책보(古鮮冊譜)』에 의하면 이 중 광사본 『죽천한설』은 저자의 또 다른 저서 『송도기이(松都記異)』가 혼기(混記)된 것으로서 편차가 혼란되어 있으며, 그 밖에 재산루(在山樓) 소장본 『죽천한화』도 양자를 혼기하여, 처음에는 『송도기이』의 서문을 넣고, 기사는 『죽천한설』로부터 초략 기재한 외에, 후반에는 저자가 지은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 민간의 소설류를 첨부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야승(野乘)』(제5책)에 있는 「이죽천덕형한설(李竹泉德泂閑說)」에도 『송도기이』 전문(全文)과 『죽천한설』에 들어가야 할 기사 3개항이 더 들어가 있다.
이 책의 기록들은 단번에 이루어졌다기보다는 붓 가는 대로 다년간에 걸쳐 씌어진 것임을 알 수 있는데, 기사 중 “김신국(金藎國) 등이 무신년(선조 41, 1608)에 서용(敍用)되었는데 이 해에 여순(汝諄)은 귀양가서 섬 속에서 죽었다. 그런 지가 지금 40년인데……” 운운하는 대목으로 미루어 이 책의 하한연대가 거의 저자의 몰년인 1645년까지 이름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의 대체적인 내용은 저자 자신이 견문한 풍속·제도·풍수·점복·몽사(夢事)·당쟁·인재·과거 등에 관한 것들을 포괄하고 있으며, 개중에는 특히 저자의 동족인 한산이씨(韓山李氏)들에 관한 항목들이 많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