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로는 구인(蚯蚓)이 표준어였고 지룡(地龍)도 흔히 사용되었으며, 근인(螼蚓)·곡선(曲蟺, 曲蟮)·토룡(土龍)·토선(土蟺)·부인(附蚓)·명체(鳴0x9784)·원선(䖤蟺)·가녀(歌女)·한인(寒蚓)이라고도 하였다.
우리말로는 ‘디룡이’가 흔히 쓰였고 지룡이·지릉이라고도 하였다. 흙 속이나 호수·하천·동굴 등에 널리 분포하며, 바다에서 사는 것도 있다. 전세계에 약 3,100종이 알려져 있으며, 우리 나라에는 60종 내외가 알려져 있다.
지렁이의 수명은 3~4년 으로 알려져있으며, 몸은 보통 길쭉한 기둥 모양이며 앞끝에 입이, 뒤끝에 항문이 열려 있다. 지렁이는 몸이 거의 같은 모양의 환절(環節)로 되어 있어 전형적인 체절성동물이다.
몸길이는 2∼5㎜ 정도인 것에서부터 2∼3m에 달하는 것도 있다. 몸의 각 환절에는 강모(剛毛)들이 배열되어 있는데 같은 환형동물인 다모류(多毛類:갯지렁이류)에 비하여 강모의 수가 매우 적어서 지렁이류를 빈모류라고 한다.
또한, 지렁이류는 갯지렁이류와는 달리 부속지(附屬肢:체절동물에서 각 체절에 1쌍씩 붙는 다리)나 측각(側脚:다모류에서 각 체절의 측면에 돌출한 1쌍의 잎 모양의 구조물)을 갖지 않는다.
생식기가 가까워지면 몸 앞부분의 환정 3∼5개가 합쳐져서 굵게 되고 빛깔이 변하는데 이 부분을 환대(環帶)라고 한다. 지렁이는 암수한몸이고 1쌍씩의 암수 생식공이 몸 앞부분의 앞뒤 환절에 열려 있다.
교미를 하여 각 개체는 상대방의 정자를 수정낭 속에 받아들였다가 수정시에 쓴다. 지렁이는 유기물질이 들어 있는 먹이를 먹어 분해하고, 이것을 먹는 동물이 많으므로 땅 위나 물속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빈모강은 물지렁이·실지렁이와 같은 원시빈모목(原始貧毛目)과 참지렁이·줄지렁이와 같은 신빈모목(新貧毛目)으로 나뉜다. 지렁이 중에는 낚시미끼·약재·양어용 사료로 쓰이는 것이 있다.
≪지봉유설≫에 지렁이는 힘줄이 없다는 이야기와 진도(珍島) 벽파진에서 큰 구렁이가 마루 밑의 큰 지렁이가 내보낸 기운 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명고 物名考≫에서는 지룡 항목에 여러 가지 한자 이명을 열거하고, 예나 지금이나 모두 지렁이는 길게 울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가녀라는 명칭이 있다고 하였다.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고려의 궁성에서 길이 70척이 되는 지렁이가 나왔다는 등 지렁이에 관한 이야기가 산견된다.
≪규합총서 閨閤叢書≫에도 석류를 심을 때 뿌리에 지렁이가 들면 죽으니 뜨물을 주면 없어진다는 등 몇 가지 기록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구인은 성이 한(寒)하고, 맛이 짜고, 독이 없다(독이 약간 있다고도 함).”고 쓴 다음 약의 효능·사용법 등을 기록하였다. 지렁이에 관한 속담으로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지렁이 갈빗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