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김화정(金和鼎)이 편집·간행하였다. 서문·발문은 모두 없으며, 다만 뒤표지에 발행 내역이 있을 뿐이다.
10권 5책. 신연활자본. 국립중앙도서관과 연세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수에 목록이 있고, 이어 권1에 시 48수, 권2·3에 서(書) 46편, 권4에 서(序) 9편, 기(記) 12편, 제발(題跋) 21편, 권5에 고축(告祝) 7편, 제문 22편, 묘갈명 2편, 묘지명 2편, 행장 1편, 전(傳) 1편, 권6∼9에 잡저 4편, 권10에 어록 2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의 「사분(史憤)」은 오언율시 17수의 장편으로, 김종직(金宗直)의 「조의제문(弔義帝文)」과 이로 인해 발생한 무오사화의 역사적 배경을 소재로 하여 비분강개조로 자신의 의경(意境)을 나타내고 있다. 「감흥(感興)」에서는 천지(天地)와 홍몽(鴻濛), 시공(時空)·우주적인 개념을 읊고 있어, 그의 이학(理學) 내지 사변적인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우음(偶吟)」은 서경(敍景)과 유한(幽閒)한 정취가 잘 조화된 자연시이다.
서(書)에는 성리학에 관해 문답한 내용이 많다. 스승 박사산(朴思山)에게 올린 서찰에서는 주로 징심체인(澄心體認)에 관해 심도 있게 논급하고 있다. 스승이며 조선 말기의 거유였던 조병덕(趙秉悳)에게 올린 서찰에서는 태극(太極)·양의(兩儀)·오상(五常) 등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송병순(宋秉珣)에게 보낸 편지는 기정진(奇正鎭)의 「외필(猥筆)」에 관해 논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서 저자는 기발이승일도(氣發理乘一途)의 주기적 관점에서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서찰에서도 미발심체유행(未發心體流行)과 미발지각동정(未發知覺動靜)을 논하는 가운데 태극 사상에 입각한 논설을 전개하는 등, 성리학에 관한 문제들을 규명하려 시도하고 있다.
서(序)에는 학계(學稧)·문인계(門人稧)·시회계(詩會稧) 등에 관한 서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로서 스승의 학설 계승과 후진 양성에 관한 그의 관심과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기에는 헌(軒)·재(齋)·당(堂)의 호기류(號記類)가 대부분이며, 기행문으로 「유화양동기(游華陽洞記)」가 있다.
잡저는 각각 하나의 저술로 볼 수 있을 만큼 장편으로 되어 있다. 「반약편(反約篇)」과 「합덕편(合德篇)」에서는 『논어』·『맹자』·『서전』·『악기』 등의 경의(經義)를 해석하여 분류하고 있다. 「생지위성설변(生之謂性說辨)」에서는 『근사록(近思錄)』 도체편(道體篇)과 『맹자』 생지위성장(生之謂性章)을 인용해서 성즉기(性卽氣)·기즉성(氣卽性)·생지위성(生之謂性) 등의 명제를 종합하여 주기론적 논설을 펴고 있다. 또한, “사람과 동물은 태어나자마자 성(性)을 가진다(人物纔生便有性).”고 말한 김창협(金昌協)의 심성론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성위심재변(性爲心宰辨)」은 전우(田愚)와 유중교(柳重敎)가 심설(心說)에 관해 주고받은 왕복 논설을 비판한 내용이다. 「계상어록(溪上語錄)」은 스승 조병덕의 어록으로, 전편은 성리학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후편은 경사자전(經史子傳)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