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障面)이라고도 부른다. 주로 양반 계층에서 사용하던 모선(毛扇)·포선(布扇)·사선류(紗扇類)를 말한다. 이에는 햇볕이나 눈부신 것을 막기 위한 차광용(遮光用)이 있고, 겨울에 바람을 막기 위한 것, 대면하기 싫은 사람을 피하기 위한 것 또는 상제가 얼굴을 가리기 위한 것 등이 있다.
모선은 고려시대부터 사용되어왔다. ≪고려사≫에 의하면, 1117년(예종 12) 계유(癸酉)에 왕이 청연각(淸讌閣)에 거둥하여 서경의 홍범(洪範)을 강하게 하고, 제추 및 제학사에게 청강시킨 뒤 주연을 베풀고 초피난선(貂皮暖扇)을 하사하였다고 한다. 이 난선은 차선으로 얼굴에 닿는 찬바람을 막고 손을 따뜻하게 하는 방한용이다.
모선은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물리치는 부채의 일반적 기능 외에 바람을 막고 얼굴을 가리는 부채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모선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기까지 사용되었으나 이는 양반 계층에 국한된 것이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우리 나라 풍속에는 겨울에도 갓을 쓰고 눈 속에서도 부채를 들어 타국의 치소(嗤笑)를 받는다는 기사가 있다.
이로써 조선 후기에는 겨울에도 부채를 지니는 풍습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차선의 종류는 재료에 따라 사선과 포선으로 나누어지는데, 얼굴을 가릴만한 크기로 하며 양옆에 손잡이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사선은 명주를 발라 만든 것으로, 어느 계절이나 혼인 때에 신랑이 말 위에 올라 사모관대로 성장하고 얼굴을 가리는 데 사용하였으며, 대개 청색으로 되어 있었다.
포선은 베로 만든 것으로, 재료만 다를 뿐 크기나 모양이 같고, 상제가 외출할 때 얼굴을 가리는 데 사용하였다. 형태는 종이 대신 천을 발라 만든 것이 있고, 멋을 부릴 때에는 견직을 바르지만 실용으로 튼튼한 것을 만들 경우에는 광목을 사용하였다.
모선은 겨울에 사용하는 것으로 양쪽 기둥(손잡이)은 담비털로 싸서 대나무 마디 모양으로 만드는데 검은 비단 한 폭으로 잇는다. 수달피로 기둥을 싸기도 한다. 그것으로 손을 따뜻하게 하고 얼굴을 보호한다. 봄·가을에는 비단 한 폭으로 먼지를 막고 노루가죽으로 기둥을 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