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상을 갖출 때 주반(主盤)인 원반(圓盤)에 딸려 곁반과 함께 보조반의 구실을 하거나, 한약방에서 처방전을 쓰고 한약을 포장할 때 주로 사용되었다.
특히, 수라상의 경우 책상반은 원반과 곁반 사이의 앞쪽에 놓이며, 수라상궁이 그 앞에 앉아 별식으로 준비한 곰탕·찜·더운구이·전골·고추장조치·젓국조치 등을 올려 놓고 풍로를 이용하여 수시로 데워 원반에 올렸다.
그 유래는 정확히 밝히기 힘드나, 소반이 지역별 고유형식으로 정착된 조선 후기 이후부터 독립된 형식으로 굳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일반적인 소반에 비하여 천판의 길이는 길고 세로폭은 좁은 형태로 식사용보다는 각종 집기를 올려놓고 사용하기에 편하도록 제작되었다.
천판·운각·다리·족대 등의 기본형식은 나주반(羅州盤)과 유사하나, 다리의 중간을 서로 연결하는 가락지가 좌우 측면에만 대어져 있고 앞뒤에는 없어, 사용자가 무릎을 천판 아래에 넣고 쓸 수 있게 배려된 점이 특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쪽 다리를 통판으로 세우고 그 중심부에 타원형의 투공을 뚫은 형태도 가끔 눈에 띈다. 마감은 주로 흑칠을 사용하였고, 목재의 무늬가 드러나도록 투명한 유칠(油漆)을 한 예도 없지 않다.
대표작으로는 국립민속박물관의 흑칠책상반과 설원식(薛元植)이 소장하고 있는 유칠책상반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국립민속박물관의 흑칠책상반은 제작기술의 완성도나 규모, 마감칠 등으로 미루어보아 수라상에 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