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바탕에 채색.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백산(白山) 또는 설산(雪山)이라고도 불리는 천산(天山)에서의 수렵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다.
곤륜산(崑崙山)의 북쪽 자락인 음산(陰山)에서의 사냥 모습을 표현하였다는 뜻에서 ‘음산대렵도(陰山大獵圖)’라고도 지칭된다. 본래는 옆으로 길다란 두루마리 그림이었던 것이 조각난 것으로 믿어지는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3쪽이 전해지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규장각에도 「수렵도」 잔편 소폭 1점이 공민왕의 작품으로 전칭되는 것이 전해지고 있으나, 국립중앙박물관의 것들과는 솜씨가 달라 동일인의 것으로 보기 어렵다.
18세기 학자인 이하곤(李夏坤)의 기록에 의하면, 이 수렵도는 본래 낭선군(朗善君) 이우(李俁)의 소장품이었으나 그의 사후에 애호가들에 의하여 조각이 난 것으로 전해진다. 힘차게 말을 달리는 기마인물의 모습이 가늘고 섬세하면서도 활기에 찬 선으로 기운생동하게 묘사되어 있다.
인물들의 옷과 말장식들에 가해진 채색도 훌륭하다. 우리나라에서의 수렵도는 본래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시작하여 우리나라 미술에서 종종 묘사되던 것인데 고려시대에는 고구려의 전통과 몽골의 영향을 받아 활발하게 제작되었던 것으로 믿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