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9년(현종 10)경 후손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송시열(宋時烈)의 서문이 있고, 발문은 없다.
3권 2책. 목판본. 규장각 도서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다. 규장각 도서에는 3권 1책의 초간본이 있는데, 이 판본에는 서문과 부록의 사제문이 실려 있지 않다.
권1에 시 227수, 부(賦) 5편, 권2에 잡저로 유천마록(遊天磨錄) 1편, 책문·논(論) 각 3편, 권3에 부록으로 행장·묘갈명·사제문(賜祭文) 각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오언절구·칠언절구·오언율시·칠언율시·오언배율·칠언배율로 나뉘어 있다. 부 가운데 「노동(老桐)」은 나무를 알아보는 장인을 만나지 못해 귀중한 재목답게 쓰이지 못한 채 속절없이 늙어 고사하는 오동나무를 읊은 것이다. 「시우(時雨)」는 비의 혜택을 사람의 어짊에 비유해 읊은 것이다. 「경덕지취(敬德之聚)」는 경(敬)은 곧 덕(德)의 집함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밖에 송나라 장재(張載)의 육유(六有: 言有敎·動有法·晝有爲·宵有得·息有養·瞬有存)를 읊은 「육유당(六有堂)」, 『상서(尙書)』의 “도심(道心)은 미미하다.”라는 구절에 대해 읊은 「도심유미(道心惟微)」 등이 있다. 이 작품들에서 저자의 사상과 학문의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잡저인 「유천마록」은 개성(開城) 천마산의 기행문이다. 책문은 머리 편에서 천지의 이치와 일월(日月)의 운행, 하도(河圖)·낙서(洛書)와 팔괘(八卦)·구장(九章), 그리고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설(太極圖說)』 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둘째 편에서는 중국의 역대 치란(治亂)을 개괄적으로 논하였다. 셋째 편에서는 사대(事大)·교린(交隣)·적서(嫡庶)·도승(度僧) 등에 관해 논했는데, 사대는 예(禮)로써 하고 교린은 의(義)로써 할 것이며, 적서의 구분은 더욱 분명히 하고, 불교는 철저히 배척할 것을 강조하였다.
논 가운데 「석면반상복론(釋冕反喪服論)」은 국상을 당했을 때 신하들이 조정에 나가서는 길복(吉服)을 입고 집에 돌아와서는 흉복(凶服)을 입는, 이른바 권도(權道)의 타당성을 강조한 것이다. 「전수사적론(剪鬚賜勣論)」은 당나라 태종(太宗)이 이세적(李世勣)의 폭질을 고치기 위해 수염을 깎아 불에 태워 그 재를 약에 타 준 것이 진심인가 가식인가에 대해 논한 것이다. 「강목불계춘추론(綱目不繼春秋論)」은 주희(朱熹)가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을 쓰면서 사마광(司馬光)의 『자치통감』과 같이 『춘추』에 이어 쓰지 않고, 위열왕(威烈王)에서 시작한 의도를 추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