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필사본. 권말의 간지로 보아 1826년(순조 26)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표제는 ‘청구시화(靑邱詩話)’로 되어 있으나 서문 「청구시화습유고서」가 있어 원제는 ‘청구시화습유고’로 보인다.
그러나 권두서명은 ‘석사습유고(石史拾遺稿)’로 되어 있어 또다른 이름이 ‘석사습유고’임이 추정된다. 또 석사는 서미의 호이므로 편자가 서미인 것으로 추정되나, 서미보다 15여년 연하자의 시도 수록되어 있어 확실치 않다.
「청구시화습유고서」에 따르면 여러 교유와 담화한 내용 중에 지금까지 전해지는 고금의 유명·무명 씨의 시 전편 혹은 1, 2구 중에 읊조릴 만한 것을 수집하여 기록하거나 전현(前賢)의 문집에 경절(警絶)한 것을 뽑아 실었다고 한다.
또 벗 박학주(朴鶴洲)의 말에 의하면 중국의 전적에 밝으면서도 우리 나라의 사실에 어두운 기존의 병폐에서 벗어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청구시화습유고』의 전편은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233화까지는 이수광(李睟光)의 『지봉유설(芝峯類說)』을 전재한 것이다. 이후 338화까지는 자신이 수집한 것과 자신의 시를 싣고 있다.
여기에는 김창흡(金昌翕)·채제공(蔡濟恭)·정약용(丁若鏞)·정범조(丁範祖)·홍석주(洪奭周)·이서구(李書九)·김춘택(金春澤)·김정희(金正喜)·김병연(金秉淵)·이만용(李晩用)·심능숙(沈能淑) 등 사대부의 시와 시평이 실려 있다. 조선 후기 시화의 좋은 자료가 된다. 특히 「옥수기(玉樹記)」의 작자로 알려진 심능숙의 존재가 이채롭다.
『청구시화습유고』에는 정지윤(鄭芝潤)·박위겸(朴撝謙)·장초부(張樵夫)·신유한(申維翰)·조수삼(趙秀三) 등 위항시인에 대한 기록과 계생(桂生)·노아(蘆兒) 등 기생이나 무명씨의 작품도 다수 실려 있다.
세번째 부분은 작자가 정확치 않거나 알려져 있지 않은 시를 모았다. 마지막 부분에는 경구를 기록해두었다.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