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2책. 고활자본. 정조가 성균관 춘당대(春塘臺)에서 친시(親試)를 보인 다음, 『시경(詩經)』 녹명장(鹿鳴章) ‘我有嘉賓(아유가빈)’이라는 글귀를 새긴 은배(銀杯)를 하사하고 어제문(御製文)을 내리자, 태학생들이 전문(箋文)을 올려 사례하였다.
그 날 전문을 올린 태학생·초계문신과 일반 유생들을 춘당대에 모아 잔치를 베풀고 내각의 문신, 초계문신들로 하여금 시를 짓게 하였다. 이들 시를 모아 편집한 것이다. 이만수(李晩秀)가 「총서(總序)」를 쓴 것으로 보아 그가 주관한 듯하다.
『태학은배시집』의 권두에 「어제태학은배시(御製太學恩杯詩)」와 그 서·해(解)가 실려 있다. 어제시는 4언으로 주역(周易)괘를 통하여 은배를 내린 뜻을 적고 있다. 성균관대사성 이만수가 쓴 「총서」는 정조가 성균관 태학생의 시를 고시한 기록을 1776년부터 적고 있는데, 전대왕의 어떠한 고사를 따른 것인지를 밝혔다.
이는 정조 당대 태학생이 치른 시험의 양상을 알게 하는 좋은 자료이다. 이어 성균관사(成均館事) 홍양호(洪良浩)의 서, 이만수의 「은배명(恩杯銘)」, 태학유생을 대표하여 심응규(沈應奎)가 쓴 「태학생전문(太學生箋文)」이 실려 있다. 권말에 이만수의 발문이 붙어 있다.
『태학은배시집』의 권1에 장지헌(張志憲) 등 67명, 권2에 홍만영(洪萬榮) 등 57명, 권3에 홍인영(洪仁榮) 등 67명, 권4에 안광집(安光集) 등 58명, 총 249명의 태학생의 시가 실려 있다.
권5에는 검교제학(檢校提學) 정민시(鄭民始) 등 초계문신 33인의 시가 실려 있다. 여기에 실려 있는 시는 오언·칠언의 고·근체시이다. 부체(賦體)로 정조가 은배를 내린 의의를 적고 임금의 축수를 비는 것이 대부분이다. 규장각도서·장서각도서·국립중앙도서관도서에 있다.